29일 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폭발 사고가 랜딩기어(항공기 바퀴) 고장으로 동체착륙을 시도하다 발생한 것으로 추측됐다.
이날 오전 9시 7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 2216편(B737-800)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외벽과 충돌하며 폭발했다. 항공기는 반파되며 모두 전소돼 형체가 거의 사라졌고, 산산조각이 난 채 꼬리 부분만 15m가량 남아있었다.
소방본부는 "총 탑승자 181명 중 구조된 2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현장에는 임시안치소가 설치됐다.
해당 사고 원인을 두고 랜딩기어, 조류충돌, 동체착륙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사고 영상을 보면 사고 여객기는 공항 외벽에 충돌해 폭발하기 직전까지 랜딩기어를 내리지 않은 상태로 활주로에 접근했다. 여객기는 바퀴를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동체착륙을 시도했으며 머리 부분은 들린 채로 활주로를 질주했다.
동체착륙(belly landing)이란 비상착륙의 일종으로 비행기 몸체를 직접 활주로에 닿게 해 착륙하는 방식이다. 일명 '배꼽착륙'으로도 불린다. 착륙 시도 중에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는 경우나 항공기의 유압에 문제가 생겨 항공기를 비상 착륙시켜야 하는데 착륙장치가 나오지 않을 때에 수행한다.
동체착륙시에는 기체를 최대한 수평으로 유지한 채 속도를 줄여 활주로에 닿도록 해야 하는 등 고난도 조종 기술이 필요하다. 동체와 활주로의 마찰로 속도를 줄여 정지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동체착륙을 수행한 항공기는 하부가 심하게 긁히게 된다. 또 마찰열에 의해 화재가 발생할 위험도 있어 공중에서 연료를 최대한 비워내야 한다.
한편, 탑승객과 승무원 181명을 태운 항공기는 활주로 외벽을 충돌한 사고로 사망자가 현재까지 90여 명으로 집계됐다. 전남소방본부는 "총 탑승자 181명 중 구조된 2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라며 "담장과 충돌한 이후 기체 밖으로 승객들이 쏟아졌다.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