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ㆍ신속 납기 앞세워 잇단 수주
K방산이 수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으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 우려에도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신속한 납기를 강점으로 올해도 수주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4사의 지난해 매출을 21조3126억 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3년(19조743억 원) 대비 11.7%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2842억 원으로 71.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실적은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국정 공백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에만 △K21 보병장갑차 4차 양산 7092억 원 △사우디아라비아 천궁-Ⅱ 발사대 6284억 원 △이라크 수리온 수출 1358억 원 등 2조9376억 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8월 호주 질롱에 자주포와 장갑차를 생산할 공장(H-ACE)을 완공했다. H-ACE는 한국 방산업체 최초의 해외 생산기지 설립 사례로 인도ㆍ태평양 지역 안보 수요에 대응한다. 아울러 루마니아 현지에 K9 자주포 등을 생산할 공장을 짓고 선제적으로 방산 수요를 확보할 방침이다.
미국 육군의 자주포 현대화 사업에서 주요 후보로 선정되며 대규모 수주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도 루마니아, 라트비아, 브라질 등 지역에서의 레드백 수출 기대감과 K9 자주포의 인도, 베트남, 불가리아 수출 모멘텀이 이어지며 지상 방산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7월 폴란드 국영방산그룹 PGZ와 K2PL 생산ㆍ납품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신규 컨소시엄 합의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연초 K2PL 2차 이행 계약 체결을 목표로 컨소시엄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총 84대의 폴란드 K2 전차(K2GF)를 조기 및 적기에 납품하며 현지 신뢰에 부응했다.
100~150대 규모로 예상되는 루마니아 신형 전차 도입 사업도 순조롭게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연초 수출 계약 체결이 기대된다.
KAI는 최근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1)의 이라크 수출에 성공했다. 첫 한국산 헬기 수출이다.
이라크 수출을 계기로 수리온의 해외 시장 확장 가능성이 커졌다. 중동과 동유럽 국가들도 수리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수리온은 2023년 두바이 에어쇼에서 해외 첫 시범비행을 선보이며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의 관심을 끌었다. 업계에서는 이라크에 이어 UAE가 수리온을 도입할 두 번째 국가로 거론되고 있다.
하반기에는 LIG넥스원의 미국 수출용 비궁 수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LIG넥스원이 개발한 유도 로켓 비궁은 지난해 7월 열린 미국 실사격 시험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해 최종 시험평가를 통과했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상 방산 부문의 국내 및 수출 물량 증가로 인한 실적 성장세는 지속할 전망”이라며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헤즈볼라 간 종전 선언이 이뤄지더라도, 동유럽을 중심으로 한 방위비 증액 기조는 유럽 내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