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ETF 시장…자산운용사는 막판 초박빙 접전

입력 2024-12-2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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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업계, 연말 마지막 ETF 점유율 경쟁
1·3위는 ‘순위 지키기’, 2·4위는 ‘추격전’
순자산총액 증가·상품 출시·브랜드명 교체 등 한창

(게티이미지뱅크)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 중인 자산운용사들이 올해 마지막 점유율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연말 인사 시즌 최고경영자(CEO)나 ETF사업 본부장급을 교체하는 등의 조직을 개편한 데 이어 연말 증시 마감 적극적으로 상품을 출시하며 존재감을 알리는 모양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ETF 순자산총액은 20일 기준 170조 원으로 집계됐다. 121조 원대던 연초보다 40%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운용사별 ETF 점유율은 △삼성자산운용(38.55%) △미래에셋자산운용(36.03%) △KB자산운용(7.74%) △한국투자신탁운용(7.46%) △신한자산운용(3.11%) 등 순이다. 이 중 1~4위는 연초와 변동이 없는 순위고, 기존 7위였던 신한자산운용만 한화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을 제치며 5위로 올라섰다.

올해 점유율 상위 운용사들은 순위 지각변동은 적은 상황이지만, 점유율 경쟁은 초박빙 상태다. 특히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두 회사의 점유율 차이는 연초 3.03%포인트(p)에서 현재 0.28%p로 좁혀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올해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ETF가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개인 사이에서 인기를 끈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ETF체크에 따르면 ETF 중 연초 대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합성) ETF’로, 190%에 가까운 수익을 기록 중이다.

이외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순위 변동은 없었지만, 미국 투자 ETF를 중심으로 삼성자산운용과 점유율 격차를 크게 좁혔다.

이처럼 2·4위 운용사의 추격전을 필두로 자산운용사들의 점유율 경쟁은 연말 또 한 번 뜨겁게 타오르는 모양새다.

우선 1·3위 운용사는 점유율 늘리기에 힘쓰며 순위 지키기에 한창이다. 지난달 말 대표이사와 ETF사업부문장을 교체하는 등 초강수를 뒀던 삼성자산운은 순자산총액이 지난달 말 63조 원대였는데, 현재 65조 원을 훌쩍 넘겼다. 한 달도 안 돼 2조4000억 원 넘게 늘어난 셈이다. 12조 원대였던 KB자산운용도 현재 13조 원을 돌파하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추격을 밀어내고 있다.

상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키움자산운용은 17일 ‘KOSEF 미국양자컴퓨팅 ETF’를 출시해 상장 5분 만에 완판을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이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엔비디아미국채커버드콜밸런스(합성) ETF’, KB자산운용의 ‘RISE 바이오TOP10액티브 ETF’ 등 연말 이색 ETF가 상장, 또는 상장을 앞두고 있어 회사별로 존재감 키우기에 한창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중위권 운용사들까지 ETF 점유율 확보에 합세해 더욱 치열한 경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조짐은 시작됐다. KB자산운용의 ETF 브랜드명 변화 이후 자산운용사들의 브랜드명 변경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한화자산운용은 올해 7월 ETF 브랜드명을 ‘ARIRANG’에서 ‘PLUS’로 변경했다. 키움자산운용은 ‘KOSEF’와 ‘히어로즈’를 내년부터 KIWOOM으로 통합 변경할 계획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ETF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과열되며 ‘ETF 몰아주기’가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관련 이슈도 한층 줄어들고 업계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중소형 운용사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상위권 운용사에 치우쳤던 점유율이 많이 분산되는 방식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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