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지원법 불확실성 일단락…인플레이션 감축법 수혜 전망은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19일과 20일, 각각 미국 행정부로부터 보조금 지급을 확정받았다. 규모는 차례로 4억5800만 달러(6639억 원), 47억4500만 달러(6조9000억 원)가량이었다.
이번 보조금 지급은 2022년 바이든 대통령이 자국 내 반도체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발효한 반도체 법에 따른 결과다. 삼성전자의 경우 보조금 규모가 기존 예비거래각서(PMT) 대비 26% 가량 감소했지만,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내년 1월 20일에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보조금 지급에 부정적인 태도라, 지급 여부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바이든이 임기를 마치기 전 보조금 지급을 확정하면서, 2022년 발효한 IRA에도 이목이 쏠렸다. 친환경 에너지 육성을 골자로 하는 해당 법안은 반도체 법과 유사하게 산업의 발전을 위해 대규모 보조금과 첨단생산제조세액공제(AMPC)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국내 IRA 수혜주로는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 등 이차전지 기업, 씨에스윈드, 한화솔루션 등 재생에너지 기업이 있다. 다만, 트럼프는 IRA에도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며 국내 투자자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트럼프는 당선 전 IRA를 ‘새로운 녹색 사기(New Green Scam)’이라 비난하며 당선될 시 법안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반도체 지원법처럼 바이든이 당장 조처를 할 낌새는 보이지 않지만, 정권이 바뀌어도 IRA 수혜는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인수위가 친환경 사업 업체들이 받는 AMPC에 대해 폐지를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전문가는 국내 친환경 기업에 트럼프 리스크가 과도하게 반영됐으며, 정권이 바뀌어도 충분한 모멘텀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친환경 기업에 주는 AMPC나 보조금 등은 쉽게 없애기 어렵고, 수정한다고 해도 지급하는 만기를 좀 더 앞당기는 선에 그칠 것”이라며 “AMPC가 유지된다면 향후 실적 가시성이 높아질 것이며, 수주에 대한 모멘텀이나 IRA 법안 수혜 기대감은 정권이 바뀌어도 꾸준히 유효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