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순환경제·오염·생물다양성 등 4대 목표 대상
순환경제 활동 6개 신설…제품자원 흐름 전주기 반영
정부가 친환경 금융·투자 활성화와 그린워싱(녹색위장행위) 방지를 위해 녹색금융 기준인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를 개정했다. 금융·산업계가 녹색경제활동 판단 기준을 이해하고 시장에 적용하도록 순환경제 등 4대 환경목표에 10개 경제활동을 신설하고 인정 기준도 구체화했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녹색투자 확대를 위한 녹색분류체계 보완'을 보고했다.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정의·분류하기 위해 2021년 마련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물의 지속가능한 보전 △순환경제로의 전환 △오염방지 및 관리 △생물다양성 보전 등 6대 환경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녹색경제활동 원칙·기준을 담았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지난해부터 녹색채권에 적용되고 있으며, 내년부터 녹색여신 등 다양한 금융 수단에 활용 예정이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가 적용된 녹색채권 비중은 지난해(4조7000억 원·64.4%)에 이어 올해(5조1000억 원·65.1%)까지 2년 연속 65% 수준에 달한다. 이는 2022년(6400억 원) 대비 6배 증가한 규모다.
개정안에는 기후변화 환경목표에 비해 세부 판단기준이 구체적이지 않은 물·순환경제·오염관리·생물다양성 등 4대 목표에 신규 경제활동을 10개 신설하고 기존 21개 활동기준을 보완하는 내용이 담겼다. 녹색경제활동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기술된 법·기술수준 등 세부 기준에 부합하는지 판단하기 위한 인증 기준도 25개를 신설하고 기존 6개 기준을 개정했다.
먼저 '순환경제' 목표는 제품·자원의 전주기 흐름(생산-소비-관리-재생)을 반영하는 등 경제활동을 대폭 보강했다. 특히 신설된 10개 녹색경제활동 중 순환경제 분야에서만 6개가 포함됐다.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을 줄이기 위한 다회용기 서비스 관련 활동 등을 도입하고, 폐기물로부터 에너지를 회수하기 위한 열분해 등과 관련된 기술·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당 활동을 개편했다.
'물' 목표의 경우 지하시설물 공사 등으로 유출되는 지하수를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경제활동이 신설됐다. 물 관련 제품·설비 인증을 추가로 제시해 금융기관 등이 쉽게 판단해 관련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했다.
'오염' 목표에서는 토양오염·실내공기질 관리·저감을 위한 활동이 신설됐다. 선박의 대기오염 방지·관리, 대기오염물질 비산 배출 관리 등 사각지대의 오염관리 활동을 새롭게 반영해 다양한 영역의 오염물질을 줄이는데 녹색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생물다양성' 목표에서는 국제사회의 관련 정책과 시장 흐름을 반영한 '국가 생물다양성 전략' 등을 참고해 육상 및 해양생태계·생물종 보호·보전·복원 등 경제활동을 보완했다.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보호·복원 적용 대상을 멸종위기종에서 야생생물로 확대했다.
또 녹색분류체계에서 일부 차용하고 있는 다른 기준인 혁신품목 목록과 중소기업 사업장 온실가스 감축설비 목록 개정사항을 연계·반영해 금융권에서 녹색 기준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개정된 지침서는 이달 말 환경부 누리집과 환경책임투자 종합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향후 기후변화 관련 2대 환경 목표(온실가스 감축·기후변화 적응)를 중심으로 경제활동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녹색분류체계 확대를 위해 관련 정책·기술·산업 동향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