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코인 전성시대, '리플ㆍ에이다ㆍ트론'의 반격 [블록렌즈]

입력 2024-12-1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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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오래된 가상자산은 진입하지 마라.

가상자산 투자 시 몇 가지 팁(?) 중 이런 말이 있는데요. 태동이 오래된 가상자산일수록 혁신적인 변화가 적은 데다 장기 홀더가 많고, 시가총액이 너무 높다는 점으로 인해 단기투자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하지만 이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올드코인'들의 전성시대입니다.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면서, 잠들어있던 거대 가상자산들도 겨울잠에서 깨어난 모습인데요.

(출처=리플 홈페이지 캡처)

시총 3위 껑충 리플…美 규제 완화에 상승

대표주자는 단연 리플입니다. 17일(한국시간) 기준 리플은 1년 전보다 300% 오르며 시가총액 207조 달러로 3위에 올랐는데요. 현재 2.49달러를 터치한 리플은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USDT)와 바이낸스 코인(BNB), 솔라나를 넘어서 시총 3위에 올랐습니다

그간 가상자산 업계에 칼을 대온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장(SEC)이 물러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폴 앳킨스를 임명하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크게 상승했죠.

특히 리플에서 출시한 스테이블 코인 RLUSD가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으며 급물살을 탔습니다.

리플은 자체 레이어1 블록체인인 XRP레저(XRPL) 위에서 리플을 매개로 국제금융통신망 스위프트(SWIFT)와 유사한 기업용 지급결제 솔루션을 제공해 오고 있는데요.

이는 기존에 국경 간 송금 요청이 들어오면 각국 통화를 리플로 교환해 전송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기존 SWIFT 거래보다 저렴한 수수료와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죠.

여기에 리플은 스테이블코인인 RLUSD를 통해 현재 리플을 매개로 제공 중인 서비스 및 네트워크 위에서의 자산 토큰화를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급등세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는 한국인 투자자들의 기여도 있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 초창기부터 설립된 리플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가상자산 중 하나로 꼽히는데요.

디스프레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11월 말부터 한 주간 국내 거래소에서 리플의 총 거래대금은 310억 달러 약 44조4757억 원)를 기록했다"며 "같은 기간 도지코인의 거래대금(80억 달러·한화 약 11조4776억 원)을 크게 앞지르며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사실을 방증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리플의 상승세는 코인베이스 주도로 발생했다"고 발언하며, 리플의 상승세가 한국 시장에 의한 것만은 아니라고 분석했습니다.

(로이터/연합뉴스)

에이다, 親트럼프 행보에 약진…트론은 韓 계엄 사태 영향

에이다(카르다노)의 약진도 매섭습니다. 에이다는 2022년 3월까지만 해도 솔라나를 시가총액 면에서 앞섰는데요. 하지만 이후 개발 소식이 전전긍긍하며 내리막길을 걸었죠. 한때 비트맥스의 창업자 아서 헤이즈도 "유명 디앱 가운데 카르다노 네트워크에서 출시됐거나 활용하는 것 없다"며 혹평했습니다.

하지만 카르다노 창립자 찰스 호스킨슨의 트럼프 행정부 참여 소문이 확산하며 급등했는데요.

크립토베이직은 찰스 호스킨슨 설립자가 최근 가상자산 규제 논의를 위해 미국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호스킨슨도 "산업을 위한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어필했다"고 소식을 알렸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규제 환경 완화로 업계 전체 분위기가 들떠있죠.

모닝 리서치에 따르면 에이다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인도(6%)를 필두로 호주·홍콩(4%), 인도네시아·브라질(3%), 미국·캐나다(2%)가 뒤를 잇고 있는데요.

미국인 홀더들 중심으로 기대심리가 반영된 에이다는 한 달 동안 50% 급등하면서 시가총액 10위에 자리했죠. 한때 톤 코인에 밀려 10위권 중반으로 떨어졌던 굴욕을 면했죠.

평가업체 와이즈 크립토도 "에이다의 등급을 'A-'로 상향했다"며 " 현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이어 A 등급에 존재하는 유일한 가상자산"이라고 말했죠.

이 밖에 저스틴 선의 가상자산 프로젝트인 트론은 3일 한국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에 급등했는데요. 저스틴 선 트론 창업자가 이날 "우리는 한국 국민과 함께해야 한다"고 말하며 관심을 끌었습니다.

트론에 이어 BNB, 오케이엑스(OKB) 등도 급등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촉매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죠.

(출처=에이다 홈페이지 캡처)

'버블'꺼지지 않기 위해 '사업성' 필요

하지만 올드코인의 상승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은 의견도 있는데요.

특히 사업성이 확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 상승이 좋은 상황만은 아닙니다. 고점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재빠르게 매도하면서 온체인 지표 하락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인투더블록에 따르면 최근 에이다의 보유 주소는 3만 개 감소했죠.

또한, 비트코인이 연일 신고가를 작성하는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 당연하다는 시선입니다.

데이터 분석업체 메사리 공동 설립자 라이언 셀키스는 "리플과 에이다(카르다노) '커뮤니티'는 가장 시끄럽고 가치 없는 봇 그룹"이라고 지적했죠.

그러면서 그는 "개인적으로 실제로 돈을 벌고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들에게 적대감은 없다. 하지만 리플과 카르다노의 실제 사용자들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결국, 가상자산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꾸준한 파이프라인이 필요한 상황이죠. 앞서 저스틴 선 트론 설립자가 "깜짝 발표"를 예고했음에도, 이미 시장은 이러한 발언에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성숙해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호스킨슨 에이다 설립자는 "최근 에이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고 있지만, 이는 프로젝트의 실패라기보단 로드맵의 마지막 단계인 볼테르(Voltaire)가 원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거버넌스 시스템이 생태계의 요구를 충족할 만큼 확장되지 않았음을 인정한다"며 "하지만 이제 볼테르 단계의 새로운 거버넌스는 생태계를 극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새로운 로드맵을 실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과연 비트코인과 함께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가상자산 업계를 이끌어왔던 올드코인들은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리플과 에이다, 트론의 내일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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