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진심…새해 금전운, 달력부터 시작 [요즘, 이거]

입력 2024-12-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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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이렇게 하면 돈 들어온대.

귀가 번뜩이는 이 멘트. 그냥 지나치려다가도 이미 ‘돈’과 관련된 속설을 들은 이상 지나칠 수 없죠.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돈복’에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돌아가는데요. 이 정도야 내게 들어올 ‘불로소득’을 생각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니깐요.

이렇게 ‘돈 속설’에 마음이 흠칫하는 민족(?)답게 연말이 되면 ‘새해 돈복’, ‘새해 금전운’을 위해 더욱더 부지런해지는데요. 바로 ‘달력’ 때문입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바로 ‘돈이 들어온다’라는 은행 달력을 구하기 위해서인데요. 주머니 사정이 한 푼이 아쉬운 서민들에게 “은행 달력을 걸어 두면 재물 복이 들어온다”라는 속설은 도무지 놓칠 수 없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캘린더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실물 종이 달력 인기가 떨어졌지만 ‘은행 달력’은 그 수요가 폭발하는 이유입니다.

그렇기에 아예 은행은 연말이 되면 ‘달력 이벤트’까지 진행하는데요. 우리은행은 모델 아이유를 내세워 “새해 금전운 받아가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2025년 신년달력 증정 이벤트'를 20일까지 진행합니다. 하나은행은 1000명을 추첨해 한정판 캘린더 증정 이벤트를 펼쳤죠.

이런 열기(?)에 은행 달력은 ‘무료’가 아닌 ‘유료’가 돼가고 있는데요. 은행 달력이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건 당연한 순서죠.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는 1000원부터 5만 원까지 다양한 가격의 은행 달력이 올라와 있습니다. 덩치가 큰 은행, 1위 은행이 ‘가장 많은 돈’이 들어온다며 더 큰 인기를 누리는 중인데요. 매겨진 중고거래 금액으로 그 순위를 가늠해 볼 수 있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이런 가운데 ‘인기 순위 1위’는 한국조폐공사 달력이 차지했는데요. ‘돈을 찍어내는 곳에서 발행한 달력’이라는 어마어마한 가치가 눈부시죠. 귀한 대접을 받는 조폐공사 달력에는 실제 돈과 주화 이미지를 바탕으로 달력을 제작하는데요. 그야말로 ‘돈’을 전면으로 내세웠습니다. 5만 원권이 가득한 달력 이미지는 ‘꼭 가지고 싶은’ 달력임이 분명하죠.

그런데 이 달력을 구하는 것이 ‘속설’의 완성이 아닌데요. 그 순서 또한 중요합니다. 집 안에 처음 들어오는 달력이 ‘은행 달력’이어야 한다는 거죠. 순서까지 민감한 건 '네, 돈 때문입니다.' 무조건 집에 처음 들어오는 새해 달력은 ‘돈 달력’이어야 하기에 타 달력들은 ‘은행 달력’의 입성을 기다려야 하는데요. ‘돈’과 관련된 속설은 이처럼 디테일도 중요합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이처럼 금전 미신은 민감하고 예민한데요. 새해를 맞아 ‘신년운세’를 보러 가는 발걸음 속에도 ‘금전운’이 가장 궁금하죠. 올해 ‘돈복’만큼 중요한 게 없는데요. 물론 점괘를 100% 믿는 건 아니지만, 특정 색깔을 가까이해야 한다든가, 특정 기운을 가진 물건을 피해야 한다든가 등의 멘트는 머릿속에 그저 새겨지죠. 그리고 한 해 가장 ‘예민한 주제’가 되어버립니다.

새해를 맞아 새롭게 인테리어를 하거나 집들이를 준비하는 손길에도 ‘돈 속설’은 빠질 수 없는데요. 현관 인테리어부터 시작이죠. ‘돈 미신’과 ‘풍수 인테리어’가 함께한 강력한 존재죠. 현관은 깨끗해야 하고, 분리수거함이나 쓰레기통을 두면 ‘금전운’이 달아난다는 등의 이야기입니다.

거기다 현관에 거울이 정면으로 있으면 복이 달아난다고 하며, 해바라기 그림을 권장하는데요. 해바라기의 색은 노란색인 금빛인 데다 태양을 향해 높이 자라는 성질 등으로 금전운이 따라온다는 속설이죠. ‘돈 들어오는 액자=해바라기 액자’로 이미 정설처럼 굳어져 신혼집 인테리어에서도 빠지지 않습니다. 비슷한 예로 사과 그림도 있는데요. 열매는 결실을 의미하기 때문에 밝고 싱싱하고 개수가 여러 개일수록 재물을 끌어당기는 힘이 크다고 하죠. 특히 풋사과 그림을 걸어두면 밝은 기운과 돈을 부르는 기운이 강해진다고 하는데요. 푸른색 풋사과는 ‘재물’과 ‘번영’을 의미한다는 속설 때문입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선물에도 ‘돈복’을 담는데요. 지갑 선물에도 ‘돈이 들어오는 색’을 생각하죠. 흔히들 빨간 지갑이 돈을 불러온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빨간색보다는 노란색이 앞서 설명한 해바라기와 같이 돈이 들어오는 운을 가진다고 하죠. 금의 기운과 재물을 모아주는 힘을 가진 색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투자에도 속설이 있는데요. 투자 뜻 자체에 ‘이익을 얻기 위해’, ‘자금을 돌리는 일’, ‘자본을 대는 일’, ‘시간이나 정성을 쏟는 일’이 들어가 있는 그야말로 ‘돈’일이죠. 경제에 대한 대표적인 속설로도 이어집니다. ‘짧은 치마 길이’, ‘붉은색 립스틱’, ‘술 판매량’, ‘기저귀 발진 지수’ 등인데요. 언급한 내용의 판매량이 늘어난다면 ‘경제 불황’이 찾아온다는 속설입니다. 그 상황은 바로 투자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민감한 주제죠.

앞서 설명한 달력의 인기가 좋다는 것 또한 경제 상황을 짐작해 볼 수 있는데요. 고물가·고금리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서민들의 피로감이 커진 탓입니다. 체감경기가 빠르게 얼어붙고 최근 대통령 탄핵 등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재정 관련 불안감이 커진 거죠.

이처럼 달력 품귀 현상은 경기 상황과 직결되는데요. 경기가 좋은 때는 기업들이 연말연시 인사를 하면서 거래 고객 등에 나눠 줄 달력을 많이 제작해 물량이 많이 남지만, 반대의 상황에선 부족하게 되죠. 최근 몇 년간은 달력 재고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달력 품귀, 달력 중고거래 등을 마냥 ‘독특한 새해 문화’로만 볼 수 없는 이유인데요. 퍽퍽한 삶이 아닌 그래도 조금이나마 숨 쉴 수 있는 삶을 원하는 바람이 더 격해졌다는 의미니깐요. 부디 오늘 처음으로 집에 입성한 ‘은행 달력’이 그 바람의 귀한 시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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