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2025~2029년 쌀 산업 구조개혁 대책 발표
정부가 쌀 공급 과잉 해소와 쌀 값 안정화를 위해 내년 벼 재배면적 8만 헥타르(㏊) 감축을 목표로 한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시행하고 타작물 재배 전환을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또한 관행적 생산체계를 시장에서 원하는 고품질·품종으로 전환하고, 민간 신곡 소비가 확대되도록 전통주 산업 육성 등 신규 수요도 창출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쌀 산업 구조개혁 대책(2025~2029년)'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해당 대책은 쌀 산업이 더 이상 시장격리에 의존하지 않고도 수급안정을 유지하고, 소비자 수요에 기반한 고품질 중심 생산체계로 전환할 수 있도록 △벼 재배면적 감축 △품질 고급화 △신규수요 창출△산지유통 경쟁력 강화 △연구개발(R&D) 기반 확충 등 5대 추진 과제를 담고 있다.
우선 정부는 내년부터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시행해 벼 재배면적 8만㏊ 감축을 꾀한다.
벼 재배면적 조정제 대상은 벼 재배면적 전체(올해 기준 69만8000ha)다. 감축 면적 8만㏊는 쌀 생산량 비중으로 지자체별로 배분한다. 이에 따라 벼 재배 면적이 많은 전남, 전북, 충남 등에 대부분 배분될 전망이다.
배분 받은 농가는 타작물 전환, 친환경 전환 등 다양한 방식으로 면적 감축을 이행하게 된다.
정부는 감축을 이행한 농가 중심으로 공공비축미 매입, 기본직불금 인센티브 부여(초과 감축 농가 대상) 등의 우대혜택을 준다.
감축 이행이 의무사항이냐는 질문에 최명철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감축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의무는 아니다"며 "시행령을 보면 불이행 시 할당면적에 대해서 직불금을 안 줄 수 있다든 규정이 있는데 내년 배분 첫해이고 농민들의 반발이 클 수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해당 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벼 재배에서 타작물로 전환하는 농가에 대해서는 전략작물직불제를 확대(올해 1865억 원→ 내년 2440억 원)하고, 하계 조사료와 밀의 경우 지급단가를 인상해 지원한다. 밀의 경우 1ha당 지급단가가 올해 50만 원으로 내년 100만 원으로 확대되고, 깨도 내년부터 100만 원이 지급된다.
고품질 품종 중심으로 생산·소비구조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맛, 향이 뛰어난 최우수 품종(15개 내외)을 새롭게 선해 정부 보급종으로 집중 보급한다. 보급률 목표치는 2029년까지 90%다.
지역보다는 품종 중심으로 소비자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단일품종·인증쌀(친환경 등) 등 품종별 특성을 부각한 홍보도 추진한다.
특히 단수가 낮고 품질이 좋은 친환경 벼 재배 면적을 2029년까지 6만8000㏊까지 확대한다.
이를 위해 친환경 벼에 대해선 공공비축미 매입 시 인상된 가격으로 우선 매입하고, 일반 벼에서 친환경 벼로 전환 시 공공비축미로 전량 매입(최대 15만 톤)한다. 친환경직불 논 단가도 전년대비 인상한다.
고품질 쌀 생산·유통 확산을 위해 양곡표시제도 개편한다. 현재 임의 사항인 단백질 함량 표시를 의무사항으로 변경하고, 쌀 등급 중 ‘상’, ‘보통’ 대상으로 싸라기 최고 혼입 한도를 하향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식품기업의 민간 신곡 쌀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도 개선한다.
우선 정부양곡에서 민간 신곡으로 전환하는 식품기업에 대해서는 식품·외식 정책자금 우대를 제공한다. 식품기업· 미곡종합처리장(RPC)와 연계한 수출·가공용 생산단지도 시범 구축하고, 가공밥류 정부양곡 공급은 단계적으로 제한한다.
전통주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도 추진한다. 제조업체 부담 완화를 위해 내년부터 주세 감면 구간을 확대(30% 감면구간 신설)하고 지역특산주 주원료 기준도 완화한다.
쌀가공식품 수출 확대(올해 10만 톤→ 2029년 18만 톤)를 위해서는 쌀가공식품 수출 현지 홍보관 신설(싱가폴·중국 등), 온라인 B2B 판매관 확대 등을 추진한다.
이밖에도 고품질 쌀 유통 RPC 지정, RPC 수익구조 개편 등으로 산지유통 경쟁력도 강화하고, 고품질 쌀 생산과 전략작물 전환을 위한 생산기술 R&D 기반 확충도 추진한다.
최 식량정책관은 “쌀 산업 구조개혁 대책 추진으로 구조적인 쌀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관행적 생산체계를 소비자가 원하는 고품질 ·친환경 체계로 전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쌀값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정책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