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제재에 중국, AI 대장주 엔비디아 반독점 조사

입력 2024-12-1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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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3차 대중 반도체 제재 일주일만
미중 경쟁 심화, AI 지배력 다툼 본격화
미국‧EU서도 조사받는 엔비디아, AI 판도 흔들수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엔비디아 로고가 보인다. 로스앤젤레스(미국)/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인 미국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3차 반도체 제재를 가한 뒤 이뤄진 조치로, 미중 경쟁 심화 속 AI 지배력 다툼 본격화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중국 시장규제국가총국은 2020년 엔비디아의 이스라엘 네트워킹 장비 스타트업 멜라녹스 인수가 중국의 독점 금지법을 위반했을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 조사를 시작했다. 다만 구체적인 위반 법령은 명시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당시 엔비디아가 멜라녹스 인수를 통해 중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거래를 승인했다. 멜라녹스가 신제품 정보를 엔비디아에 제공한 후 90일내 경쟁사에 제공해야야 한다는 조건을 걸고, 중국 기업이 기술 호환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길도 열어뒀다.

엔비디아도 성명을 통해 “중국 규제당국에 기꺼이 답하겠다”면서 “우리는 모든 지역에서 최고의 제품을 제공하고 우리가 사업을 하는 모든 곳에서 우리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2일 바이든 행정부의 제재 발표 후 일주일만에 이뤄졌다. 그레이엄 웹스터 스탠포드대 지정학 및 기술학자는 “중국에는 미국 정책에 반대하면서 해외 기업을 공격할 다양한 도구가 있다”면서 “엔비디아는 매우 명백한 표적”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2일 최첨단 앱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칩의 중국 출하 제한, 반도체 제조장비 24개와 소프트웨어 도구 3개에 대한 수출 제한 등을 포함한 규제를 발표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세 번째 대중 반도체 규체 패키지다.

이후 중국 정부도 희귀 광물의 대미 수출을 금지하고, 12개 이상의 미국 방산기업과 경영진에 제재를 가했다. 이어 엔비디아에 대한 조사도 시작됐다.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은 공급망 전쟁을 준비하는 신호라고 뉴욕타임스(NYT)도 분석했다.

2018년에는 퀄컴이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NXP 인수를 포기한 사례도 있다.

엔비디아 조사는 또한 AI업계의 판도도 뒤흔들 수 있다고 CNN은 전망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미국에서도 반독점 조사를 받고 있다. 미 법무부는 엔비디아가 다른 공급업체로의 전환을 어렵게 만들고 자사 AI 칩을 독점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구매자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봤다.

최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반독점 당국도 엔비디아를 조사하고 있다. EU는 엔비디아의 EU 내 그래픽처리장치(GPU) 판매 조건과 함께 GPU 제품을 네트워킹 장비와 번들로 제공하는 끼워팔기에 관여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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