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단 것처럼 급등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트럼프 당선 이후 강달러 시대가 더욱 본격화됐는데, 여기에 계엄 사태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된 영향입니다.
심지어 7일 국회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처리는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이 불참하며 표결조차 되지 못하는 등 위기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도 올해 안에 1450원은 물론 1500원을 돌파하느냐 마느냐로 시끄럽죠.
이런 위기의 시대에도 기회를 엿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환테크’ 이야기인데요. 이미 3일 펼쳐진 계엄 사태 이후로 환전거래 이용액이 은행별로 평소 대비 적으면 2배, 많으면 10배 가까이 폭증했다고 하죠.
환테크란 환율의 변동방향을 예측하고, 그에 따라 자금을 운용해 이익을 얻는 금융활동을 뜻합니다. 환테크에도 여러 방법이 있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환테크를 해볼 수 있을까요?
환테크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사실 환테크란 말이 거창해서 그렇지 해외여행을 해보셨던 분들이라면 나도 모르는 사이 환테크를 경험해 봤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행 전 미리 현지 통화로 환전했다가, 여행이 끝난 뒤 남은 현지 통화를 다시 원화로 바꾼 경험이 있을 텐데요. 이것 역시 환테크에 해당합니다. 여행 중 혹은 끝난 뒤 환율이 올랐다면 원화로 다시 환전하는 과정에서 이익을 봐 환테크에 성공한 셈이고, 그 반대라면 손해를 본 거죠.
여행을 위한 환전 외에 환테크를 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은행에서 외화 예금 상품을 개설하고 외화를 계좌에 보유하는 방법입니다. 이 계좌를 통해 달러 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달러를 사 놓고, 달러 가치가 내려갈 것이라 예상되면 가지고 있던 달러를 인출해 원화로 바꾸는 거죠.
계좌 개설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전 수수료인데요. 이 환전 수수료율이 얼마냐에 따라 실제 손익에 유의미한 영향이 가기 때문이죠. 9일 오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달러에 1429.2원인데 이를 현찰로 살 경우엔 1달러에 1454.21원을 줘야 합니다. 이는 기본 환전 수수료율이 1.75%로 책정돼 있기 때문인데요.
물론 이 수수료를 다 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은행 등 금융기관은 고객들에게 환전 시 수수료를 할인해주는 환율 우대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죠. 이 환율 우대는 대체로 80~95%가 적용되지만, 토스와 카카오뱅크는 올해부터 환율 우대 100% 서비스를 내놓는 등 수수료 부담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계좌 개설 전 꼼꼼한 확인이 필요한 이유죠.
본인이 외환 투자에 대한 지식이 있고, 적극적인 외환거래 참여를 원한다면 FX마진거래도 고려할만한 옵션입니다.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FX마진거래를 위한 계좌를 개설할 수 있죠.
FX마진거래의 장점은 환율 우대가 ETF 등 타 금융상품 대비 높아 사고파는 과정에서 약간의 변동에도 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환율이 오르는 것이 아닌 떨어지는 데 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죠.
장점이자 단점으로는 ‘레버리지’를 통한 거래 방식이 꼽힙니다. 레버리지란 다른 자본을 빌려 투자하는 방식을 의미하는데요. 수익 극대화가 가능하지만, 투자 방향이 틀렸다면 원금을 순식간에 까먹는 것도 가능한 금융계의 대표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거래 방식이에요.
예를 들어 FX마진거래를 위해선 계좌에 거래금의 10%를 먼저 예치해야 하는데요. 100만 원을 예치금으로 넣으면 레버리지를 통해 그 10배인 1000만 원을 운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래서 환율이 5%가 올랐다고 하면 5만 원이 아닌 50만 원으로 원금과 동일한 수익이 생기게 되는데요. 반대로 5%가 떨어지면 원금이 반 토막이 나게 되죠. 신중한 투자가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주식 투자에 친숙하지만 FX마진거래는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된다면 외화 상장지수펀드(ETF)를 매매하는 것도 좋아요. 주식처럼 증권 계좌를 통해, 투자하고 싶은 특정 통화의 가치를 추종하는 ETF를 거래하면 되죠.
FX마진거래처럼 외화가 하락하는데 베팅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하락이 예상된다면 ‘외화 인버스 ETF’ 중 원하는 상품을 매매하면 되는데요. 이외에도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가 가능한 점, 소액 투자가 용이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히죠. 하지만 ETF 운용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