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제동향 12월호'…미국발 불확실성에 '긍정 평가' 삭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발표한 ‘경제동향 1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을 중심으로 경기 개선세가 제약되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증가세를 지속하던 수출도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KDI 경제동향에서 ‘긍정 평가’가 삭제됐다.
KDI는 지난달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을 중심으로 양호한 수출 흐름이 유지되고 있으나,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하며 내수 회복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내수 부진 지속에도 수출은 긍정적으로 봤다. 하지만 12월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당선으로 국제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향후 수출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KDI는 “11월 수출은 전월(4.6%)보다 낮은 1.4%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일평균 기준으로도 3.6%의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미국 통상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수출 여건이 다소 악화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내수와 고용시장은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10월 전산업생산은 조업일수 확대 등 영향으로 증가했으나, 건설업 부진 지속으로 계절조정지수는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특히 건설투자 부진 심화에 더해 상품 소비도 미약하다. 10월 소매판매는 조업일수 확대로 승용차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대다수 품목은 감소했다. 승용차 역시 11월 국산 자동차 내수판매(속보치) 감소(-6.4%)를 고려하면, 개선 흐름으로 보기 어렵다. 그나마 설비투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개선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 선행지표도 긍정적이다. 사실상 ‘유일한’ 희망이다.
노동시장은 내수와 밀접한 도·소매업,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고용여건이 조정을 겪고 있다. 10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은 8만3000명으로 둔화했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국제유가 하락과 내수 부진의 영향이다. 금융시장은 신용시장 안정세 유지에도 전망이 어둡다.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주식시장은 외국인 순매도 지속으로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달러화 강세로 환율도 상승세다.
한편, 12월 경제동향은 10~11월 지표를 토대로 작성된 것으로, ‘계엄 사태’에 따른 주식시장 충격과 환율 상승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