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내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8곳이 제시한 한국의 내년 실질 성장률 평균은 1.8%다.
7일 국제금융센터가 내놓은 '주요 투자은행의 아시아 주요국 경제지표 전망(11월 말 기준)'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이 제시한 내년 한국의 실질 경제 성장률 평균은 1.8%다. 이는 한 달 전 평균 성장률 전망치(2.0%)보다 0.2%p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8곳은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골드만삭스, 제이피모건, HSBC, 노무라, UBS 등이다.
해외 투자은행들이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는 건 대외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 작용했다. 보호무역주의와 미국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수출 등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은행 씨티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10월 말(1.8%)보다 0.2%포인트(p) 내렸다. 이는 글로벌 투자은행 8곳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씨티는 2026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7%에서 1.6%로 0.1%p 하향 조정했다.
씨티는 "올해 4분기 성장률 둔화와 내년 트럼프 2기의 미국 관세 리스크를 고려해 내년과 내후년 전망치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관세를 인상하면 중국·캐나다·멕시코 등지로의 수출에서 한국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HSBC와 UBS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뱅크오브아메리카·바클레이즈는 1.8%, 노무라·제이피모건은 1.7%로 내다봤다.
아시아 주요 12개국 중 내년 성장률 전망치 평균이 1%대인 곳은 한국과 일본 두 곳뿐이다. 일본은 1.2%다.
홍콩과 싱가포르, 태국, 대만 등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모두 2%대다. 홍콩 2.2%, 싱가포르 2.4%, 태국 2.8%, 대만 2.9% 등이다. 말레이시아는 4.6%, 인도네시아 5.0%, 필리핀 6.0%, 인도 6.6%, 베트남 6.6%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