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국내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국내 경제 성장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6일 하나증권은 "앞으로 전개될 미국발 통상마찰, 중국 향 수출 둔화 가능성 등 대외 리스크 요인들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수출 둔화 기조는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수출 부진은 조업일수 감소(-0.5일), 자동차 부품업체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기상 악화로 인한 수출 물류 차질 등 일시적 요인이 가세한 영향이 반영됐다.
그러나 국내 GDP 성장률이 부진한 흐름에서 이러한 감소는 타격이 된다는 평가다. 국내 GDP 성장률의 전 분기 대비 순수출 기여도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국 수출은 IT 부문과 비IT 부문의 성과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반도체, 컴퓨터를 중심으로 IT 부문 수출 호조가 이어졌지만, 철강, 석유제품 등 사이클 업종의 수출은 부진한 흐름"이라고 짚었다.
사이클 업종 부진은 글로벌 경기 둔화, 원유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 조정을 감안하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국내 수출 모멘텀은 결국 IT 업황에 의해 좌우된다. IT 수요도 점차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수출 호조 기대감은 제한적이다.
전 연구원은 "특히 반도체 수출은 과거와 달리 저성능 반도체 수출이 위축되고 HBM 등 고성능 반도체 위주로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데, 고성능 반도체의 공급은 크게 늘어나기 어려워 수출 단가가 높고 수출 물량은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지난 2일 미국 상무부에서 대중국 HBM 수출을 금지하고, 해외직접생산품 규칙을 적용해 미국의 원천기술을 사용한 경우에도 수출 통제가 적용되도록 한 점도 한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이 줄어들 우려를 키운다.
전 연구원은 "과거보다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낮아졌지만, 여전히 한국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9%에 달하며, 대중 수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이 반도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