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이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좋은 인재, 특히 주요 임원을 영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수년의 시간을 허비한 꼴이 됩니다.”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는 3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 센터에서 열린 ‘2024 서울 바이오‧의료 오픈콜라보’에서 ‘왜 전 세계 신약개발 회사가 보스턴에 연구센터를 세워 신약 개발을 하러 오는가’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스턴은 전 세계 연구개발(R&D)의 요람으로 불린다.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젠은 1978년 보스턴에 터를 잡고 빅파마로 성장했고 이후에도 암젠, 머크, 노바티스, 화이자, 사노피 등 다수 바이오와 다국적 제약사가 보스턴에 R&D센터를 설립하며 신약 개발을 주도하는 지역이 됐다.
고 대표는 “과거 폐허 지역이었던 보스턴에 바이오기업이 차례로 입주해 R&D 산실로 변화하며 전 세계 생명과학 산업의 메카가 됐다. 특히 코로나19와 유전자 치료제로 전성기를 가졌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도 보스턴에 진출해 있다. 레이저티닙(제품명 렉라자)의 원개발사 제노스코는 2008년 국내 바이오기업으로는 처음 미국 보스턴에 R&D 센터를 설립하고 다수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이후 오름테라퓨틱, 리가켐바이오 등 글로벌 빅파마와 대형 계약을 맺은 바이오기업과 유한양행, 대웅제약 등 전통 제약사도 진출했다.
고 대표는 “미국의 경제위기 당시 보스턴 진출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인재 영입이 쉽고 낮은 임대 임상시험수탁기관(CRO) 활용 기회를 노렸다. 특히 보스턴에 조성된 생태계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회사를 운영했다”고 말했다.
보스턴의 장점은 네트워크다. 고 대표는 “최신 정보를 연구에 빠르게 접목할 수 있고 인재 영입이 쉬우며, 시약과 장비 등의 접근성이 좋다. 또 정부-학교-투자자-연구기관 등 인프라가 잘 돼 있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한국 기업이 보스턴에 진출해 정착하기 위해서는 인재 영입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력 유치와 기술의 경쟁이 심함을 인식해 이런 문제를 고심해야 한다. 인재운영과 처우를 현지에 맞춰 접목해야 하고, 특히 유능한 C-레벨 영입에 과감한 투자 해야 한다. 아니면 수년의 시간을 허비한다. 사업개발 면에서도 주재원과 법인장의 대우를 현지에 맞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고 대표는 “보스턴은 바이오텍이 어려울 때 희망을 주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다수 기업이 한국의 파이프라인에 많은 관심이 있다. 겁먹지 말고 뭉쳐서 협력해야 한다”며 강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