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현대차, AI 스타트업 ‘텐스토렌트’ 투자…‘엔비디아’ 독주 막을까

입력 2024-12-0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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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주도 '7억 달러' 펀딩 투자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가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자료제공=삼성전자)

삼성, LG전자, 현대차그룹이 캐나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에 투자한다. ‘반도체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가 이끄는 텐스토렌트는 그간 국내 기업과 다수의 기술 협업을 진행해왔는데, 이번 투자 결정으로 연대가 더욱 두터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와 함께 현재 AI 시장 내 엔비디아 독주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짐 켈러는 최근 한국 AFW 파트너스와 삼성증권이 주도한 7억 달러 규모의 최근 펀딩 라운드에서 삼성, LG전자, 현대차그룹 등이 투자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 외에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투자 회사인 익스페디션과 미국 금융사 피델리티 등도 참여했다. 다만 이들 기업의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텐스토렌트는 이번 자금 조달에서 기업 가치는 26억 달러(3조6569억 원)로 평가됐다.

텐스토렌트는 이번에 조달받은 자금을 엔지니어링팀과 글로벌 공급망을 확충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또 자사의 기술을 시연할 수 있는 대규모 AI 훈련 서버 구축에도 사용한다.

텐스토렌트는 2016년 반도체 설계 전문(팹리스) 스타트업으로 출발했다. 자율주행 기술 실용화에 필수적인 신경망처리장치(NPU) 기술 등 자체 개발한 AI 관련 지식 재산권을 다수 보유했다는 평가다.

텐스토렌트는 국내 기업들과 인연이 깊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8월 산하 전략혁신센터(SSIC)가 운영하는 삼성카탈리스트펀드(SCF)를 통해 텐스토렌트에 대한 1억 달러 투자를 공동 주도했다. 당시 삼성은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이어 같은 해 10월엔 삼성전자가 텐스토렌트의 4나노미터 AI 칩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결정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짐 켈러 CEO가 '삼성 AI 포럼 2023' 기조 강연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삼성은 매우 훌륭하다”며 “지난 20년간 함께 일했기 때문에 (기술력)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삼성전자의 협력으로 엔비디아에 대항할 차세대 칩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텐스토렌트는 전력 소모가 많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경제적인 방안을 제공하기 위해 기술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엔비디아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지 못해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와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는 셈이다.

▲조주완 LG전자 CEO와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나 전략적 협업을 논의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와는 AI 가전과 스마트홈 분야뿐 아니라 모빌리티와 커머셜 등 미래 사업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전자는 텐스토렌트와 함께 TV와 기타 제품용 반도체를 개발했다.

짐 켈러 CEO는 지난달 방한해 조주완 LG전자 CEO와 만나 전략적 협업을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양사는 칩렛 기술 등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분야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각자 보유 중인 반도체 설계자산(IP)과 여러 기술을 활용해 AI 가전부터 스마트홈, 모빌리티, 영상 관련 서버용 프로세서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인턴십 프로그램을 설립해 인재 육성에도 나선다.

짐 켈러 CEO는 “LG전자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 리더로 뛰어난 시스템온칩(SoC) 개발 조직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양사가 전략적 협업을 통해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기아도 지난해 텐스토렌트에 5000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이번 추가 투자로 차량뿐만 아니라 로보틱스·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에 대한 폭넓은 협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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