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낮아지며 매수세와 청약 열기가 올라오는 등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 공급 대책이 금리 인하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한국은행의 ‘2024년 5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91%로 한 달 전보다 0.02%p 떨어지면서 2022년 5월(3.90%)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영향에 주택금융 상환 부담 수준도 낮아지고 있다. 한국 주택금융공사의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62.8로 전 분기(2023년 64.6)보다 1.8p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금리 부담으로 주택 분양 또는 매입을 미뤄왔던 수요자들이 다시 부동산 시장에 몰려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수요자들은 하반기부터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부동산R114의 ‘2024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3명 이상(3.6명)이 하반기 주택 매매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직전 조사에선(상반기, 상승 30%, 하락 25%)에서는 상승 응답이 하락 응답을 2년 만에 역전했는데, 이번(상승 36%, 하락 21%) 설문에서는 상승과 하락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매매량도 회복세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아파트 매매량은 총 4만3300건으로 전년 동월(3만9622건) 대비 9.28%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서울의 경우 무려 48.69%(4136건→6150건)나 늘어났다.
이러한 흐름은 청약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부동산 R114 집계를 보면, 올해 7월 전국 1순위 평균 경쟁률은 51.93대 1로 전년 동월 9.35대 1보다 5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여기에 정부가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 공급 대책이 금리 인하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열린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한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이번 공급 대책 발표가 금리 인하에 대한 좋은 여건을 조성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낮아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실거주자들의 숨통을 틔우며 매수세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그간 외면 받았던 지역의 매매량 증가를 기대해 볼 수 있단 예상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금은 실거주자들이 많이 움직이는 시장인데,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내려가면서 금융 부담이 줄었고, 실거주자들이 운신의 폭을 넓히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진 것이 이미 선반영 됐다"며 "향후 기준 금리가 인하된다면 지방과 비아파트, 수익형 부동산 매매량 증가에 다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단 견해도 있다.
윤 위원은 "기준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더 낮아질 것이라고 보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대출 금리는 코픽스나 채권금리 연동이 많기 때문"이라며 "시장 심리는 움직일 수 있어도 실제 대출받는 이들이 체감하게 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