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회복 조짐 '꿈틀'..경기저점 통과했나?

입력 2009-07-0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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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 효과 감안..바닥 통과 판단은 신중해야

내수경기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소비와 투자 관련 경제지표의 감소 폭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내 경기가 저점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이는 실물경기 침체 여파로 부진했던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점차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재고지수가 1년 2개월 만에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는 등 경기 저점을 알리는 시그널이 감지됐기 때문.

통계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지난 5월 산업활동동향 결과를 분석해보면 국내경기가 저점을 통과했음을 알리는 '청신호'를 확인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먼저 소비자기대지수ㆍ종합주가지수ㆍ재고순환지표ㆍ자본재수입액 등을 포함하는 선행지수가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고 해당 구성 항목도 2달 연속 일제히 플러스를 기록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지난 2월을 저점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2분기 연속 일관된 흐름을 보일 경우 경기의 상태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행지수와 동행지수의 일관된 흐름은 국내경기가 저점을 통과했음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소비 관련 지표의 개선 흐름도 돋보였다. 5월 내구재 소비는 전년동월 대비 4.8% 증가했으며 자동차 판매는 20.6%나

증가했다. 전월 기준으로도 각각 17.9%, 43.6%씩 증가했다.

이는 노후자동차 관련 세제지원,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5월 '가정의 달' 등 계절적 특성 등을 반영한 각종 이벤트로 소비가 크게 개선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재홍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여름 성수기를 타겟으로 한 주요 백화점 및 할인점 세일행사 등을 고려한다면 당분간 이러한 내구재 소비 개선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줄어 전년동월 대비 13.1% 감소했으나 감소 폭은 크게 둔화됐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이후 줄곧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던 설비투자 지표가 전월 대비로 무려 16.7% 늘어 플러스로 전환된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재고지수를 출하지수로 나눈 재고출하비율(재고율지수) 역시 전월 대비 3.5포인트 하락한 97.4를 기록, 1년 2개월 만에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이 또한 작년 4분기 이후 지속됐던 재고조정이 일단락됐다는 점에서 경기 저점 통과를 조심스럽게 가늠할 수 있는 대목으로 풀이 가능하다.

김유미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및 투자와 같은 내수지표들의 감소 폭이 둔화됐다는 점에서 경기반등 기조가 유지됨에 따라 확실히 경기의 위축 강도는 이전보다는 완화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5월 산업활동동향 결과만으로 향후 국내경기가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예단하기에는 불안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어 경기가 저점을 통과했다는 해석은 무리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일례로 소비 지표의 대폭적인 개선이 시장이 분석한 바와 같이 정부의 세제 지원에 따른 자동차 판매에 주로 기인한다는 점은 정부 정책 효과를 제외할 경우 민간 자율의 회복 기능은 여전히 낮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것.

물론, 올 하반기에도 기저 효과와 정책 효과가 맞물리면서 지표상으로는 개선세를 이어가겠지만 민간 부문의 회복이 더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경기저점 통과의 판단은 이르다는 지적이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실물 경제지표, 선행 및 동행지수가 양호한 모습을 나타나고 있으나 주력 수출시장인 선진국이 본격적인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소비의 안정적인 회복을 예단할 수 없다는 점과 국제유가 불안 조짐 등을 감안할 때 경기 바닥 통과 여부에 대한 판단은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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