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가는 기업 심리”…BSI 실적치 30개월 연속 부진

입력 2024-07-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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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재고, 4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아
하반기 미국ㆍ중국의 성장 둔화 예상
…투자ㆍ생산의 연쇄적인 위축 우려

▲종합경기 BSI 추이. (사진제공=한국경제인협회)

고금리와 불경기 여파로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4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8월 BSI 전망치는 97.1을 기록했다.

BSI 전망치가 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이 전월보다 긍정적이며 100보다 낮으면 전월보다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부터 기준선(100)을 29개월 연속 하회하고 있다.

7월 BSI 실적치는 93.6으로 조사됐다. 2022년 2월(91.5)부터 30개월 연속 부진으로 나타나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8월 경기 전망은 제조업(94.8)과 비제조업(99.5)이 동반 부진했다. 제조업은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지난달(88.5)보다 6.3포인트(p) 반등했지만, 내수부진 우려가 지속하면서 기준선에 못 미쳤다. 제조업은 4월(98.4)부터 5개월 연속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비제조업은 지난 7월 105.5로 올해 들어 처음 기준선 100을 초과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기준선을 밑돌았다.

8월 제조업 전망은 세부 업종(총 10개)별로 전망이 크게 엇갈렸다. 세부 산업 중 △의약품 125.0 △전자 및 통신 장비 116.7 △목재ㆍ가구 및 종이 111.1 △식음료 및 담배 105.6 △일반ㆍ정밀기계 및 장비 105.0 △석유정제 및 화학 103.3 등 6개 업종은 호조 전망을 보였다. 반면, 이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업종은 90 이하의 낮은 전망치를 보이며 제조업 경기심리 부진을 주도했다.

박용민 한경협 경제조사팀장은 “최근 반도체 수출의 호황에 힘입어 전자 및 통신 장비(116.7) 중심으로 제조업 심리가 일부 개선됐지만, 고금리 장기화 등에 따른 내수 위축 우려도 상존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제조업 재고(112.0)가 2020년 7월(112.9) 이후 4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하반기 미국과 중국의 성장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투자ㆍ생산의 연쇄적인 위축도 우려된다”고 했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총 7개) 중에서는 휴가철 특수가 예상되는 △여가ㆍ숙박 및 외식(135.7) △운수 및 창고(104.0)의 업황 개선이 전망된다. 그러나 소비 부진이 지속하고 있는 도ㆍ소매(98.1), 수주 실적이 불안한 건설(95.3) 등 나머지 5개 업종은 기준선(100.0)을 밑돌며 업황 부진이 예상된다.

8월 조사부문별 BSI는 모든 부문에서 업황 부진(△수출 99.2 △고용 97.6 △채산성 96.3 △자금 사정 94.7 △내수 94.2 △투자 91.5 △재고 107.2) 전망이 나온다.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이 나타난 것은 수출이 101.0에서 98.1로 부정 전환된 올해 7월 전망 이후 2개월 연속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수출 중심의 경기회복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나 반도체, 조선 등 일부 업종에 국한돼 있고, 나머지 상당수 기업은 고금리, 고환율로 인한 재무부담과 실적 부진 압박감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기업 심리 안정을 위해 법인세제를 개선하고 노조법 개정 등 노사갈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입법을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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