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러 군사협력 강화 규탄...대통령실 "우크라 무기 지원 재검토"[종합]

입력 2024-06-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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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 관련 정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대통령실은 20일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군사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데 대해 "엄중한 우려 표하며 이를 규탄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북러 관계가 군사동맹 수준으로 격상됐다고 보고 우리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살상 무기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은 이날 북러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과 관련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6.25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먼저 침략 전쟁을 일으킨 전력이 있는 쌍방이 일어나지도 않을 국제사회의 선제공격을 가정해 군사협력을 약속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책임과 규범을 저버린 당사자들의 궤변이요 어불성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었다. 북한과 러시아 중 한 쪽이 전쟁상태에 처하면 지체 없이 군사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으면서 북러가 28년 만에 사실상 동맹으로 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장 실장은 "정부는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어떠한 협력도 유엔 안보리 결의의 위반이며, 국제사회의 감시와 제재의 대상임을 분명히 강조한다"며 "특히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제재 결의안을 주도한 러시아가 스스로 결의안을 어기고 북한을 지원함으로써 우리 안보에 위해를 가해 오는 것은 한-러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는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무력화하기 위한 한미 동맹의 확장억제력과 한미일 안보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아직 러·북 간 구체적 협의 내용이 다 파악된 것은 아니나, 현재까지 나온 내용과 오늘 오전 공개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문안 등을 분석·평가해 이와 같은 정부 입장을 결정해 발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새벽 평양 순안 국제공항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평양/AP연합뉴스

그러면서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운송과 유류 환적에 관여한 러시아와 북한 측은 물론, 제3국 선박 4척과 기관 5곳, 개인 8명을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시행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수출통제와 관련해 243개 신규 품목을 추가로 지정, 1402개 품목을 제재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실장은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를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살상이냐, 비살상이냐를 특별히 말하지는 않았다. 살상 무기가 아니더라도 러시아가 싫어하는 것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1961년 북한과 소련이 맺은 조약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군사적인 지원을 포함한 상호 지원을 이야기하고 있어 동맹에 가까워 보인다"면서도 "1961년 조약에는 '지체 없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 군사적 또는 기타 지원을 제공한다'고 돼 있지만 이번엔 유엔헌장 51조와 국내법 규정 같은 완충장치가 달려 있어 자동 군사 개입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막상 푸틴은 동맹이라는 말을 전혀 쓰지 않았고, 김정은 혼자만 동맹을 외쳤다. 구체적인 내용을 좀 더 확인해보고, 이런 문구가 들어간 경위도 중요할 수 있어 폭넓게 알아보고 판단해야 할 것"고 말했다.

우리 군의 대비 태세와 관련해선 "오늘 회의에서 군사 대비 태세 강화가 논의됐다. 적절한 대응조치를 할 것"이라면서도 "군사대비태세 강화는 혹시라도 북한이 이 조약에 고무돼 경거망동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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