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강한 소비’ 뒤탈 나나…고령화 시대 저축 부족에 ‘노인 빈곤’ 빨간 불

입력 2024-06-1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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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3년간 역대 최대 속도로 노인 늘어
노후 대비는 전혀 돼 있지 않아
59세 이상 27% “은퇴 대비 저축 안 해”
“2034년 연금 지급 불가능”

▲한 노인이 100달러 지폐 여러 장을 들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미국의 강력한 소비는 코로나19 이후 경제 반등의 원동력이 됐지만 가속화하는 고령화 추세와 결합해 노인 빈곤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다고 1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분석했다.

고금리·고물가를 거스르는 미국인들의 강력한 소비는 경제 연착륙을 이끌었다. 미국인들은 치솟는 금리, 저축액 고갈, 극심한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저축을 줄이고 더 많이 쓰는 소비 행태를 지속했다. 그 결과 머잖아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주요 경제학자들의 예상과 달리 코로나19 이후 미국 경제는 현재까지도 견실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소비 행태가 뒤탈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 출생 세대)의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서 고령화가 한층 가속화하는 가운데 ‘노인 빈곤’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은퇴소득연구소는 65세 인구가 사상 최대인 약 410만 명에 달하는 2024년~2027년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65세 생일을 맞는 베이비붐 세대는 하루 1만1000명 정도로 역대 최대 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사회보장 급여 개시 나이의 상향 조정 등으로 나이가 들어도 일하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은퇴는 급증하고 있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추이를 살펴보면 65세 이상은 2008년부터 작년 말까지 1660만 명 증가했다. 이보다 앞선 15년과 비교했을 때 4.3배나 빠른 속도다.

문제는 은퇴하는 노년층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이들의 노후 대비가 전혀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금융지원 서비스업체 크레디트카마에 따르면 지난해 59세 이상의 미국인 가운데 27%가 확정기여형 연금 401k 등 은퇴 후를 대비한 저축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작년 5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은퇴 후를 대비한 저축을 하는 비율은 백인 중에서는 전체의 80%, 흑인은 60%, 히스패닉(중남미계)이 56%였다.

중장기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사회보장제도다. 사회보장국은 현행 제도하에서는 2034년이면 연금 지급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2022년에는 1명의 공적 연금을 2.8명의 근로자가 지원했지만 2035년에는 2.3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 세대, 즉 베이비붐 세대는 자신들의 경제적 행복을 중시해 다음 세대를 희생해왔다고 여겨지고 있다”며 “사회보장제도 개혁을 포함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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