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핵변환 기술 승인…“핵폐기물 최대 80% 감축”

입력 2024-05-2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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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핵폐기물 99%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
“방사능 남아있는 시간 500년 미만으로 단축”

▲트랜스뮤텍스 고방사성 폐기물 처리 시설 단면도. 출처 트랜스뮤텍스
스위스 정부가 원전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이는데 필요한 핵변환 기술을 승인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사성폐기물을 관리하는 스위스 국영 기관 나그라는 “스타트업 트랜스뮤텍스가 제안한 방법을 수개월 동안 연구했고, 해당 기술이 고방사성 폐기물량을 80%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승인 사실을 알렸다.

트랜스뮤텍스는 핵폐기물을 안전하고 깨끗한 폐기물로 바꾸는 기술을 설계하고 관련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스위스 기업으로, 전직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소장인 카를로스 루비아가 고안해낸 아이디어에 착안해 핵변환 기술을 당국에 제안했다. 핵변환은 한 원소가 핵반응 등을 통해 동위원소나 다른 원소로 변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원자로의 입자가속기를 이용해 아원자 입자와 약간의 방사성을 띠는 금속인 토륨을 결합하는 기술을 트랜스뮤텍스는 제안했다. 토륨은 우라늄과 달리 플루토늄과 같은 고방사성 폐기물을 생성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만 년에 걸쳐 고방사성 폐기물을 저장하고 관리하는 일은 비용과 규모의 측면에서 오랜 기간 원전 업계의 부담이었다. 미국과 프랑스, 영국, 한국 등이 지난해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2050년까지 원전 발전 용량을 지금의 3배로 늘리기로 합의했지만, 현재 운영 중인 장기 저장 시설은 없는 상황이다.

트랜스뮤텍스의 프랭클린 세르반-슈라이버 최고경영자(CEO)는 “핵변환은 핵폐기물 처리 기관이 폐기물량을 줄이고자 진지하게 받아들인 최초의 기술”이라며 “이 기술은 전 세계 핵폐기물 99%에 사용될 수 있고, 방사능이 남아있는 시간을 500년 미만으로 단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술은 1000년 동안 폐기물의 방수 보관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며 “이 과정에서 폐기물량도 80%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트랜스뮤텍스는 핵변환 기술 거래를 놓고 스위스 외에도 최소 3개국과 대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핵변환 기술 적용에는 막대한 비용이라는 과제가 있다. 기술에 필요한 CERN의 대형 강입자 충돌기 비용만 해도 47억5000만 달러로 추산된다. FT는 “연금술사가 비금속을 금으로 바꾸려다 실패했던 시절부터 핵변환은 매력적인 개념이었다”며 “핵변환 실행 가능성에 있어 잠재적인 장애물은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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