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기간 소중한 가족, 지인들과 함께 하는 프리미엄 술로 각광받는 전통주. 갑진년 설 명절을 앞둔 지금, 전통주의 이면에 담긴 이야기가 새삼 궁금해지는 때다. 국내 대표 전통주 제조업체들이 저마다 자부하는 전통주가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알아봤따.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순당은 설 명절을 앞두고 전통주 ‘예담’과 ‘백세고’를 출시했다.
예담은 우리나라 최초의 차례·제례 전용주로 개발해 2005년 처음 출시했다. 우리나라에는 차례나 제례에 쓰이는 제주(祭酒)를 각 가정에서 직접 담가 조상님께 올리는 전통이 있었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 당시 주세 정책으로 집에서 술을 빚는 것을 금지, 1960년대에는 양곡 보호 정책으로 우리 술 제조에 쌀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일본식 청주가 전통 제주의 자리를 대신해왔다.
예담은 주정을 섞어 빚는 일본식 청주와는 달리 우리나라 전통 개량 방식으로 생산한다. 누룩과 쌀을 주원료로 예법에 맞게 전통 방식으로 빚은 100% 순수 발효 약주다. 품질을 인정받은 예담은 현재 유네스코가 지정한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재인 ‘종묘대제’에서 18년째 전용 제주로 사용되고 있다. 역대 조선 왕과 왕비에게 제사를 지내는 조선왕릉 제향 의식에도 제례용 술로 사용되고 있다.
예담은 전통 발효주 고유의 연한 황금색에 은은하게 풍기는 사과, 배 등의 과실 향과 발효주의 부드럽고 풍부한 맛이 조화를 이룬다. 주정을 섞어서 빚는 일본식 청주와 달리 은은한 향과 산뜻한 맛이 특징이다.
국순당은 우리 술과 누룩 연구 50년을 기념해 7년간의 연구 기간을 거쳐 개발한 최고급 증류주 ‘백세고’도 2022년부터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전통주로 자리 잡은 백세주의 출시 30주년이 되는 해에 맞춰 출시했다.
백세고는 국순당이 옛 문헌에 소개된 전통주 제조법을 연구한 뒤, 향미를 향상시키는 제조법을 새로 개발해 만들었다. 백세고는 빚은 쌀증류 소주 원액과 5년 숙성한 백세주 술지게미(술을 거르고 남은 찌꺼기) 증류 원액을 물에 섞지 않고 두 가지 원액만 최적의 조합으로 빚는다.
백세주 술지게미 증류 원액은 백세주 특유의 풍미를 응축해 담았다. 백세주의 향과 맛을 그대로 담은 진한 술을 만들기 위해 백세주를 담고 남겨진 좋은 약재와 누룩 등의 향미가 진하게 남아있는 백세주 술지게미를 다시 발효한다. 이를 증류 과정을 거쳐 백세주 특유의 풍미를 응축한 원액을 5년의 숙성 과정을 거친다. 여기에 주질의 안정화를 위해 1년 이상 더 숙성하면 비로소 백세고가 완성된다.
롯데칠성음료(롯데칠성)의 기존 차례주 제품과 최근 출시한 증류주도 살펴보자. 롯데칠성이 선보인 대표 차례주 ‘백화수복’은 오래 살면서 길이 복을 누리라는 뜻으로, 받는 이의 건강과 행복을 비는 마음이 담긴 제품이다. 1945년 출시된 이후 오늘날까지 약 80년 동안 긴 사랑을 받고 있다.
백화수복은 100% 국산 쌀의 외피를 30% 정도 도정 후 사용하고, 저온 발효 공법과 숙성방법으로 청주 특유의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우리 민족의 정성된 마음을 담아내기 위해 라벨은 동양적인 붓글씨체를 사용했다. 라벨과 병뚜껑에도 금색을 적용해 고급스러움과 우리나라 대표 차례주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롯데칠성은 이번 설 대목에 맞춰 프리미엄 증류주 ‘여울’도 최근 출시했다. ‘입안에 흐르는 향긋한 여운’이란 콘셉트의 ‘여울’은 국산 쌀과 국산 효모, 누룩을 사용한 알코올 도수는 25도의 증류식 소주다.
여울은 최적의 비율로 도정한 국산쌀을 원재료로 사용했으며, 약 20~25도의 상온에서 단기간 2단 발효를 통해 은은하고 향긋한 풍미를 살렸다. 대기압보다 낮은 압력에서 증류하는 감압증류법을 적용해 깊은 맛을 완성했다. 병입 전 0℃ 냉동 여과를 통해 더욱 부드럽고 깨끗한 맛을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