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항체-약물접합체(ADC)에 대한 거래는 증가한 반면 세포·유전자치료제(CGT) 관련 계약은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의 라이센싱 계약은 지난해 4분기 108건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았다. 하지만 거래금액은 총 630억 달러(약 82조 원)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선급금도 82억 달러(약 10조 원)로 최고다.
이유는 ADC 거래 규모가 커진 탓이다. 2023년 ADC 라이센싱 거래 건수는 전년보다 줄었지만, 거래금액은 430억 달러(약 56조 원)로 오히려 급증했다. 선급금 또한 46억 달러(약 6조 원)로 거래금액과 선급금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머크(MSD)가 다이이찌산쿄와 선급금 40억 달러(약 5조 원)를 포함해 최대 220억 달러(약 28조 원)에 달하는 ADC 개발 및 판매 계약 영향이 컸다. 국내에서도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오름테퓨틱스, 앱티스 등이 ADC 기술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반면 세포‧유전자치료제 계약은 줄었다. 거래 건수는 2022년 69건에서 2023년 67건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총 거래금액은 294억 달러(약 38조 원)에서 142억 달러(약 18조 원)로 50% 이상 줄었다.
이에 대해 한국바이오협회는 대형 제약사들이 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세포·유전자 치료제보다 ADC를 검증된 기술로 판단해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대형 제약사들의 전략은 신약 개발 단계 투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투자에 대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전임상 이전 단계보다 본격 임상에 돌입 후 거래하는 경향이 늘었다.
2022년과 2023년 연구개발 과정별 거래를 살펴보면 초기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서 거래는 84건에서 51건으로 급감했다. 비임상서도 같은 기간 12건에서 10건으로 감소했다. 반면 임상 1상에서 거래는 8건에서 15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고, 임상 2상(4→5건), 3상(2→4건)의 거래 비중도 소폭 증가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초기 단계에서 라이센싱은 개발 전 과정을 컨트롤 할 수 있고, 성공에 따른 잠재적인 이익을 크게 가져올 수 있지만, 최근에는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투자 경향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ADC는 큰 화두였다. 올해도 많은 기업이 ADC 개발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돼 관련 거래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