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처럼 날아, 값싸게 쏜다…‘알리 핵펀치’의 비밀 [알리의 역습]

입력 2023-12-19 05:40수정 2023-12-1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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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ㆍ현지화ㆍ물류 개선 등 삼박자 전략 먹혀

2018년 한국 진출…5년여 간 현지화 몰두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사업자와 협력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 정부의 한한령(한류 제한령)으로 인해 한중 관계가 경색된 와중에도 한국 시장 공략을 멈추지 않은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한반도 장악력을 키우고 있다. 알리가 단시간에 국내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었던 건 △합리적 가격 △현지화 전략 △물류 개선 등 3축이 주효했다.

18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2018년 한국 시장에 깃발을 꽂은 알리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두각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건 올해 초부터다. 3월 알리는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1000억 원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스타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발탁한 것도 이 시기다.

프로모션과 인프라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한국 쇼핑 시장의 지각 변동을 일으키겠다고 선언을 한 것인데, 당시만 해도 국내 이커머스업계는 알리 행보에 큰 관심이 없었다.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해외 직접구매(직구)와 한 달이 넘는 배송기간은 매력적이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알리는 1000억 원을 프로모션과 인프라에 투자했다. 초저가 서비스인 ‘초이스’를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카테고리별 인기 제품을 초저가로 판매하고, 최대 5일 내 배송을 보장했다. 1000원 대 가격을 내세운 ‘1000원 마트’도 초이스의 일환이다. 또 배우 마동석을 앞세워 TV광고를 시작했고 할인 정책을 공격적으로 펼쳤다. 동시에 무료배송 상품도 늘렸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도 빠른 안착 요인으로 꼽힌다. 진출 후 5년 간 각종 서비스를 개선했다. 2020년 10월 카카오페이를 도입했고 1년 뒤 네이버페이, 작년 10월 토스페이와 파트너십을 잇달아 맺었다. 작년 11월에는 국내에 전용 고객센터를, 올해 10월에는 국내에 무료 반품센터를 설립했다. 직구 고객이 가장 불편해하는 결제, 문의, 반품 등을 현지화한 것이다. 최근에는 전문관 ‘K베뉴’도 신설했다.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국내 제조사와 손잡고 한국 상품도 직접 판매하기 시작했다.

알리는 물류 인프라 개선에도 적극적이다. 한국에서 5일 내 배송을 위해 CJ대한통운, 한진 등 국내 물류파트너사와 협력했고 부피가 큰 상품 배송도 가능하게 했다. 과거에는 2kg 미만 상품 배송에 주력했다면 가구 등 30kg 이상 상품도 배송해 객단가를 키운 것이다. 알리의 11월 가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5% 성장했다.

알리의 현지화 전략은 제대로 먹혔다. 숫자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 리테일 굿즈에 따르면 9월 기준 알리의 결제금액은 2000억 원이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약 100% 늘어난 수치다.

한편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알리의 고속 성장에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동시에 가품으로 인한 이커머스 전방의 이미지 타격 등을 우려하고 있다. 알리의 가품 근절 공언에도 불구, 지금도 알리 앱에선 가품이 검색된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한국 쇼핑 시장에서 급부상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가품 이슈와 저가공세로 인해 소규모 셀러 피해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 케이팝 스퀘어에 오픈한 ‘알리익스프레스 팝업스토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가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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