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선 회의적…가계부채 급증ㆍ중동정세 불안 등으로 불확실성↑
1% 저성장 '꼬리표' 불가피…코로나 역성장 제외시 2000년대 들어 최저
최근 수출이 되살아나면서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올해 1%대 저성장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특히 상반기에 유독 심화된 경기 둔화를 고려하면 정부가 목표치로 세운 올해 1.4% 경제 성장률 달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26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3분기(1~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동기대비 1.06%(속보치) 증가했다.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0.9%에 그쳤던 경제 성장률이 3분기에 1.4%를 기록하면서 1%대에 안착한 것이다. 3분기 성장률이 1·2분기보다 확대된 것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개선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3분기 순수출(수출-수입) 성장 기여도는 1.4%포인트(p)다. 수출 성장 기여도(1.6%p)가 수입 성장 기여도(0.2%p)를 크게 웃돈 결과다. 3분기에 수출이 개선돼 전체 성장률 상승을 이끌었다는 얘기다. 지난달에는 우리 수출이 전년대비 5.1% 늘어 13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처럼 수출 증가로 하반기 경기 회복에 청신호가 커졌지만 올해 연간 1%대 성장은 굳어지고 있다. 상반기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제시한 상태다. 이는 종전 전망치(각각 1.6%)보다 하향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5월에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1.4%로 낮췄고,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5%에서 1.4%로 하향조정했다. 공통적으로 이들 기관은 상반기에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심화된 점을 1%대 전망의 주원인으로 꼽고 있다.
정부가 목표로 잡은 1.4% 성장 달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성장률 1.4% 달성을 위해선 올해 남은 4분기(전년동기대비)에만 2.4% 이상 성장해야 하는 데 수출 증가가 지속되더라도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라는 게 중론이다.
올해 1분기(0.9%)·2분기(0.9%)·3분기(1.4%) 모두 0~1%대 성장에 그쳐서다. 더욱이 현재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우리 경제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KDI는 '11월 경제동향'을 통해 "통화 긴축 기조로 미국의 국고채 등 시장금리가 상승해 국내 시장금리도 큰 폭으로 올라 내수 경기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증가로 소비 여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동 정세 불안(이스라엘-하마스 전쟁)로 인한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우려도 우리 경제의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이는 고물가 기조를 심화시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수출 등 경기 회복세 가시화로 4분기 성장률이 2% 넘게 기록해 연간 1.4% 성장 달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설령 올해 성장률 1.4%를 달성하더라도 1%대 저성장이란 꼬리표를 다는 건 피할 수 없게 됐다. 1%대 성장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0.8%)을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성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