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본은 꼭 필요....견제와 포용필요[먹거리 찾아 유턴한 외국 자본]③

입력 2023-11-08 10:40수정 2023-11-0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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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자본의 적대적 M&A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1992년 국내 자본시장이 외국인에 개방된 후 ‘두 얼굴’을 한 외국 자본의 영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왔다. 외국자본은 기업의 자금줄로서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자본시장의 질적 성장을 도왔지만, 반면 국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특수성을 활용해 주식 시장과 기업을 쥐고 흔들어 이득만 챙기는 ‘양면성’이 존재해왔다.

전문가들은 자본주의의 선진화를 위해 외국 자본을 최대한 포용하되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이 과잉대표되는 부작용에 대해선 철저히 막아야 한다는 데 입을 모은다.

현재 국내 자본시장이 양적·질적으로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외국 자본의 추가 유입이 필요하다는 게 시장 안팎의 공통된 관점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시가총액은 전체의 31%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시가총액 상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각각 53, 52%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 자본은 고도화된 투자 기법이나 회계적 분석 등 한국 시장을 선진화시킨 측면이 있다”며 “기본적으로 자본은 기업의 자금 조달원이 되기 때문에 국내 총생산을 늘리고 고용을 확대하는 등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면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선 외국자본이 주목하는 해외 기관들의 패시브(지수 추종형) 펀드 유입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가 만드는 주가 지수에서 한국이 선진국지수에 합류할 경우 외국자본의 유입이 가속화될 거란 기대감이다.

다만 외국 자본이라는 ‘특수성’이 과잉대표되면서 국내 시장을 쥐락 펴락하는 부작용도 크다. 올해 주식시장에선 2차전지에 이은 초전도체 등 테마 종목들에 대해 ‘검은 머리 외국인’ 주의보가 내려졌다. 외국인의 투자가 크게 이뤄질 경우 수급이 몰린다는 점을 활용해 시세차익을 얻고 튀는 등 행보를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희활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투자금을 홍콩 등 해외에 옮겨 빠져나간 후 거기서 펀드 등 명목으로 투자를 하면 외국인 투자금으로 잡힌다”며 “외국인 지분 참여 등이 되면 국내 시장에서는 이를 호재로 받아들이고, 국내 투자자들도 뛰어드는 등 외국 자본의 의도대로 흔들기 좋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자본에 따른 시장의 쏠림 현상이 크다는 점을 악용해 기업 경영권에 관여하는 척 하다가 치고 빠지기로 차익을 얻거나, 해외 리포트의 신뢰도를 이용해 주가를 부양하는 등의 행위도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희활 교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권사 리포트보다 해외 리포트를 신뢰하다 보니 외국 증권사에서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하나 내면 시장이 출렁거리는 등 국내 보고서보다 훨씬 영향력이 크다”며 “이런 현상을 몇 차례 경험하다 보니 투자자들은 외국인 애널리스트의 리포트가 나오면 과잉 신뢰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외국계 자본) 쏠림 현상을 근본적으로는 막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일반 투자자들은 맹목적인 추종을 피해야 하고, 불법적인 사안에 대해선 금융당국 등의 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며 “아직까지 국내 증권사라든가 국내 IB들이 그만한 신뢰를 주지 못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이는 개선해야 될 사항”이라고 전했다.

정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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