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만 못하네”…전기차 생산 축소ㆍ파격 프로모션 단행

입력 2023-10-1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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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가격, 주행거리 제한 등에 구매에 신중
하이브리드차 생산 확대로 탈피 모색하기도

▲2022년 5월 5일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브룩의 한 쇼핑몰 앞에 있는 테슬라 충전소에서 전기차가 충전되고 있다. 노스브룩(미국)/AP뉴시스
올해 들어 전기차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침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생산 속도 조절에 나서고 파격 프로모션을 단행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모터 인텔리전스(Motor Intelligence)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사들의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은 55만7330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50%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량 증가율 10%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전년 동기의 증가율 71%, 지난해 전체 성장률 65%에는 못 미친다.

WSJ은 “전기차 판매는 올해 1~9월 51% 증가하는 등 계속 늘고 있지만, 그 각도는 1년 전보다 둔화됐다”면서 “일부 브랜드의 경우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존 롤러 포드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컨퍼런스에서 “전기차 판매량 오름세가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만큼 가속되지 않고 평평한 흐름을 띠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WSJ은 “1년 전만 해도 자동차 제조사들이 긴 전기차 구매 명단으로 분주하고, 공장 건설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와 대조된다”면서 “이는 전기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는 곤란한 부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기차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의 부상, 글로벌 오염규제 강화,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육성책 등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했다.

그럼에도 많은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 주행 거리 제한에 따른 불안감,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으로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을 꺼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소비자들은 전기차 가격이 여전히 비싸다고 여기고 있다. 통상 차량 구매 가격으로 4만 달러(약 5000만 원) 이하가 익숙한데 자동차 산업 리서치 회사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전기차 평균 가격은 5만683 달러(약 7000만 원)이다. 여기에 최근 금리 인상 추세가 더욱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하고 있다. 포드, 토요타 등은 전기차 판매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하이브리드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미국 정부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에 모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만큼 소비자들이 전기차보다 값이 싸고, 유지 관리가 쉬운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도 속도 조절에도 나섰다. 포드는 연간 6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목표 시점을 올해 말이 아닌 내년 후반으로 미뤘다. 또 WSJ은 포드가 배터리 구동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 모델' 생산 공장에서 교대 근무를 줄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하기도 했다.

전기차 라인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현대차는 전기차 구매자에게 무료 충전기를 제공하는 등 1100달러(약 150만 원) 상당의 파격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 기아 등은 주로 북미 이외의 지역에서 전기차를 생산함에 따라 8월부터 전기차에 부여되는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연방 세금 공제 혜택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법인 대표는 “최근 정책 변화에 따른 불이익을 상쇄하기 위해 현대차는 구매자들에게 리스 계약과 프로모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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