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5년간 GDP 대비 민간부채 증가율 26개국 중 최고…고금리 장기화에 비상등

입력 2023-10-0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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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부채 증가율은 낮지만, 대외채무 비중 높아

▲최근 5년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증가율 상위 10개국. (국제통화기금)
최근 5년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와 기업을 더한 민간부채가 비교 가능한 26개국 가운데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부채도 증가 폭이 낮지 않아 글로벌 고금리의 장기화가 예고되는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3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부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108.1%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92.0%)보다 5년 만에 16.2%포인트(p) 증가한 것이다. 민간부채(가계·기업) 데이터가 집계되는 26개국 중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대다.

한국에 이어 슬로바키아 9.1%p, 일본 7.7%p, 요르단 6.0%p, 룩셈부르크 3.9%p, 칠레 2.8%p, 스위스 2.5%p, 독일 2.3%p 순이었다.

절대 수준도 스위스(130.6%)에 이어 2위로 뛰어올랐다. 2017년에는 26개국 중 7위였다.

대량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이뤄지는 우리나라 특유의 주택구매 시스템에 저금리가 맞물리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성장세 제고와 안정성 측면에서 거시경제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고금리 여건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부채도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한국의 GDP 대비 비금융 기업부채 비율은 2017년 147.0%에서 지난해 173.6%로 26.6%p 증가했다. 룩셈부르크(38.0%p)에 이어 두 번째 증가 폭이다.

▲최근 5년간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 증가율 상위 10개국. (국제통화기금)
현금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회사들의 부채 증가가 상당히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부채와 기업부채가 급증하면서 GDP 대비 민간부채(가계+기업) 비율 역시 초고속으로 상승했다.

한국의 민간부채의 비율은 2017년 238.9%에서 지난해 281.7%로 42.8%p 상승했다. 이는 데이터 확인이 가능한 26개국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2017년 한국의 GDP 대비 민간부채 비율은 전체 11위였지만, 가파른 상승세로 매년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지난해에는 전체 2위로 올라섰다.

중앙정부 부채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정부 부채는 GDP 대비 54.3%를 기록했다. 2017년 40.1%보다 14.2%p 증가한 수치다. 비교 가능한 87개국 가운데서는 16번째를 기록했다. 절대 비율은 GDP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일본(261.3%)·이탈리아(144.4%)·미국(121.4%)·프랑스(111.7%)·캐나다(106.6%)·영국(101.4%)·독일(66.5%) 등 주요 7개국(G7) 국가들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지만 기축통화 보유국과 단순 비교하기 어렵고 우리 정부부채의 대외채무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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