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비 0.1%p↑…넉 달만에 오름세로 전환
은행채 1년물 금리 지속해서 상승 영향에
"당분간 신용대출 금리 오름세 지속될 듯"
하락세를 보이던 신용대출 금리가 넉 달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가계부채 증가로 인해 대환대출 인프라 출시 등 이자 부담을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도 한계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7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취급된 개인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5.82%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연 5.72%)보다 0.1%포인트(p) 오른 것이다.
5대 은행에서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2월 연 6.15%에서 3월 6.19%로 소폭 올랐다가 4월 5.87%, 5월 5.79%, 6월 5.72%로 석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 기간 신용대출 금리가 하락한 데는 은행권의 상생금융 영향으로 대출 금리를 인하한 것과 금융당국의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이 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에서 자체적으로 가산금리를 인하하면서 차주들의 이자부담을 줄이려는 노력과 대환대출 인프라 출시로 인해 금리 경쟁이 벌어지면서 신용대출 금리가 인하하는데 영향을 끼쳤다"면서도 "최근 은행채가 급격히 오르고 긴축 강화 흐름에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약발도 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별로 연 4%대 이하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던 차주도 급감했다. 하나은행은 연 4%대 이하 금리로 대출받은 차주 비중이 6월 49.1%에서 7월 32..6%로 16.5%p 줄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12.5%p(43.7%→31.2%), KB국민은행 2.1%p(17.1%→15.0%), NH농협은행은 1.6%p(27.3%→25.7%) 감소했다. 유일하게 신한은행만 35.2%에서 36.5%로 연 4%대 이하 금리 차주 비중이 늘었다.
신용대출 금리와 연동되는 은행채 1년물(AAA) 금리는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 금리는 29일 기준 3.902%다. 한 달 전(7월 28일·3.844%)과 비교하면 0.058%p 상승한 것이고, 저점을 보이던 4월 14일(3.521%)과 비교하면 넉 달 새 0.381%p 올랐다.
은행채 금리가 지속해서 오름세를 보이는 만큼 신용대출 평균 금리도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차주들의 이자 부담도 늘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기 상황에 연체율 상승 등의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오른 것은 은행채 금리 상승 영향도 있지만, 일부 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이 확대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장 신용대출 금리가 오름세로 전환하더라도 연체율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증가해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질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