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키트, 자율주행 농기계 가격 대비 저렴…탈부착 가능 장점도
대동과 TYM 등 국내 농기계 양강 업체 주도로 국내 자율주행 농기계 시장이 개화한 가운데 스타트업이 선보인 ‘자율주행 키트’가 관련 시장을 뒤흔들 ‘메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농기계 자율주행 단계는 자동화 범위에 따라 5단계로 나뉜다. 리모트컨트롤로 이용을 제어하는 ‘레벨0’부터 무인 완전자율주행과 작업을 가능케 하는 ‘레벨4’ 단계다. 농경지 안에서만 작동하는 특성 탓에 6단계로 나뉘는 자동차의 자율주행 단계와 비교해 단계가 적다.
국내는 3단계 자율주행 농기계가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해외의 경우 미국 존 디어가 4단계에 속하는 자율주행 농기계를 판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외 자율주행 농기계 기술격차는 4~5년 정도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농기계 자율주행을 주도하는 곳은 대동과 TYM이다. 대동은 앞서 2019년, 2021년에 농기계 업계 최초로 각각 자율주행 1단계의 이앙기(DRP시리즈)와 트랙터(HX1400)를 선보인 바 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3단계에 속하는 트랙터와 콤바인에 대해 정부 인증을 추진 중이며 3분기 내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또 2026년 내 자율주행 4단계의 트랙터를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현재 4단계 구현에 필요한 환경 인식 데이터를 수집 중이다.
TYM의 경우에는 2020년 스마트 정밀농업 전문 자회사인 TYMICT를 설립하고 자율주행 시스템 기술 개발을 본격화했다. 올해 5월에는 자율주행 1단계 트랙터(T130)와 자율주행 2단계 이앙기(RGO-690)의 자율주행 시스템 국가형식 검사를 통과했다. 정부가 올해 1월 자율주행 농기계 정부 인증 제도를 마련하고서 받은 첫 인증이다. 이때의 일이 계기가 돼 윤석열 대통령이 6월 영농철 모내기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직접 자율주행 이앙기를 시승하기도 했다. TYM은 2025년 3단계 자율주행 농기계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대동과 TYM이 자율주행 농기계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업계는 스타트업이 선보인 자율주행 키트가 미칠 파급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상 트랙터와 콤바인 등 주요 농기계는 억 단위를 호가한다. 자율주행 기능이 추가되면 가격은 더 오를 수밖에 없다. 반면 자율주행 키트는 자율주행 기능이 없는 기존 농기계에 부착만 해도 유사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으며 가격 역시 수백만 원에서 2000만 원대 수준이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러한 자율주행 키트로는 정밀농업 스타트업 긴트가 선보인 ‘플루바 오토’가 있다. 긴트는 1월 농림축산식품부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패스트트랙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165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플루바 오토는 농기계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파악하는 메인컨트롤러와 농기계 핸들을 조향하는 오토스티어, 전원 연결 및 외부 단자 등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박스, 자율주행을 조작하는 원터치 스위치 등으로 구성된다. 이 제품을 부착한 농기계는 임의의 AB 경로상 직진과 선회 및 경로를 생성해 주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율주행 농기계의 가격대를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탈부착할 수 있어 농기계를 교체하더라도 지속 사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키트의 매력이 크다”며 “향후 대동과 TYM의 자율주행 농기계 사업 행보에 변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