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 전후 상황 무시됐다”…주호민에 고소당한 특수학급 교사 경위서 보니

입력 2023-07-2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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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웹툰 작가 주호민이 발달장애 아동인 자신의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고소한 가운데 해당 교사가 작성한 경위서가 공개됐다.

27일 자신을 특수학급 교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주호민에게 고소당한 특수학급 교사가 작성한 경위서를 공개했다.

공개된 경위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5일 한 초등학교의 통합학급 수업 도중 주호민의 아들 A 군이 갑자기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행동을 했다. 여학생은 큰 충격을 받아 등교를 거부했고, 이는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됐다.

피해 학생의 부모는 당초 A 군의 강제 전학과 분리 조치를 원했으나, 해당 조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통합시간을 최대한 줄여달라고 학교 측에 요청했다. 개별화교육지원팀 회의를 거쳐 특수교사의 지원 시간을 최대한 A 군에게 배정하고 전교생 대상 성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자는 방안이 채택됐고, 학교폭력 사건이 종료됐다.

주호민이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한 근거가 된 녹취는 같은 달 13일 이뤄졌다. 해당 교사는 경위서에서 “‘부메랑’ 단어를 이해하기 위해 제시한 학습 동영상을 집중해 볼 수 있도록 강하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었다”면서 “받침이 들어간 받아쓰기 급수 교재 10문장 중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라는 표현을 이해시키기 위해 ‘수업 중 피해 학생에게 바지를 내린 행동이 고약한 행동이다’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말과 함께 추가로 이 행동 때문에 A 군은 친구들을 못 만나고 친구들과 함께 급식도 못 먹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학생에게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강조한 것일 뿐, 학생을 정서적으로 학대하고자 하는 의도는 결코 없었음을 맹세한다”고 했다.

기소된 내용에 대해서는 “녹취가 됐던 날 A 군은 특수학급 수업 시간에 앞 강당에서 나는 음악 소리를 듣고 수업 중에 교실 밖으로 자꾸 나가려고 했다”면서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학생의 행동을 제지하기 위해 단호한 어조로 나갈 수 없음을 이야기했다고, 다소 부정적인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검찰에 기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에게 한 말들은 ‘너 교실에 못 가. 친구들 얼굴도 못 봐. 왜 못 가는지 알아?’ 등의 표현이었다. 교실로 가려는 학생을 말리면서 반복적으로 학생에게 단호한 어조로 말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A 군을 학대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어떻게든 학생의 교출을 막아 학교 폭력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고 싶어서 한 행동이었음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후 같은 달 18일 주호민 측이 교사에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연락했다. 교사는 “면담 일정을 잡았으나 학생의 부모님이 다시 이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튿날 해당 교사는 A 군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A 군 부모가 ‘특수교사의 아동학대 정황이 포착됐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고 전달받았고, A 군 부모가 A 군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보낸 사실도 나중에 알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 교사는 같은 달 21일 경찰 통보로 A 군 부모가 경찰에 신고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어 그해 11월 21일 경찰 조사를 받은 뒤 현재 교육청에서 직위해제 통보를 받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녹음기에 녹음되지 않은 앞뒤 상황들은 모두 무시된 채 정서적 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면서 “직위해제 봉보를 받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경기 용인시의 초등학교 특수교사가 지난해 9월 한 유명 웹툰 작가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당해 재판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알려졌다. 주호민은 26일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있었다”며 “현재 관련 사안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이었는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였는지 여부는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밝혔다.

한편, 주호민은 1000만 관객 수를 기록한 영화 ‘신과 함께’의 동명 원작 웹툰의 작가다. 예능 프로그램과 인터넷 스트리밍 방송을 통해서도 활발히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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