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만 개·일본 2000개…한국만 13개 [스페셜리포트]

입력 2023-07-1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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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국가, 오남용 우려보다 의약품 구입 편의성 사회적 합의

미국과 일본, 영국 등 주요국에서는 상비약 수준의 일반의약품을 한국보다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안전성이 검증됐다면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등 약국이 아닌 곳에서도 판매한다.

1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은 3만여 개, 일본은 약 2000개의 의약품을 약국이 아닌 곳에서 살 수 있다. 국내 안전상비의약품은 미국의 0.1%, 일본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구색이다.

미국은 가장 다양한 의약품을 슈퍼마켓에서 구할 수 있는 국가다. 처방이 필요 없는 의약품(OTC, over-the-counter)을 약국, 편의점 복합점포와 대형 슈퍼마켓에서 살 수 있다. 온라인에서도 의약품을 판매한다.

OTC는 소비자가 전문가의 도움 없이 포장 라벨의 정보로 선택·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800여 개 성분, 1400여 개 적응증에 대해 OTC가 허가돼 있다. 다만 오남용을 막기 위해 슈도에페드린 등 일부 성분은 한 달에 구매 가능한 양을 제한하고 구매 시 신분증을 제시하도록 한다.

▲일본 드럭스토어에서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노상우 기자 nswreal@)

일본은 일반의약품을 위험도에 따라 제1·2·3류로 분류하고, 제2류와 제3류 의약품은 등록판매자제도를 통해 일반 소매점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제2류 의약품에는 감기약, 해열진통제, 위장약 등이 포함되며, 제3류 의약품은 소화제, 비타민, 정장제 등이 해당한다.

유럽도 상비약 구매가 자유롭다. 영국은 처방이 필요 없는 의약품을 약국판매용과 자유판매용으로 나눴다. 자유판매용 의약품은 안전성이 인정돼 약사가 판매를 감독할 필요가 없어 편의점에서 판매가 가능하다. 만일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다시 약국판매용으로 재분류한다.

덴마크는 약국이 아닌 곳에서 판매 가능한 의약품이 500종 이상이다.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OTC를 △원하는 만큼 살 수 있는 의약품 △약국이 아닌 곳에서는 소포장 1개만 살 수 있는 의약품 △소포장을 1개를 18세 이상만 살 수 있는 의약품으로 세분했다.

물론 이런 나라에도 의약품 오남용의 우려는 존재한다. 하지만 전문가 조언 없이 사용해서 발생 가능한 위험성보다 구입의 편리성이 더 중요한 의약품이라면 약국이 아닌 곳에서 판매할 수 있다는 사회적 합의가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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