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중국 입김 들어간 대학·영화사 제재…기술서 교육·문화로 규제 영역 확장

입력 2023-07-0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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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중국 공자학원 등 블랙리스트 지정
블랙리스트 지원받은 대학 등 지원불가 방침
중국 입맛에 따라 움직이는 할리우드 영화사도 제재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이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한 규제 영역을 기술에서 교육, 문화로 넓히고 있다.

5일(현지시간) 경제전문 매체 포브스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안보에 위협이 되는 중국과 러시아 연구기관 블랙리스트를 발표하고 해당 기관들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은 미국 고등 교육기관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국방 기술 연구에 참여하는 대학이나 교육기관들이 블랙리스트의 지원을 받는 경우 관련 기술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을 제재 이유로 들었다. 하이디 슈 국방부 연구공학 차관은 성명에서 “국방부에서 선정한 모든 연구 프로젝트는 외부 영향으로 발생하는 잠재적인 충돌과 관련해 검토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랙리스트엔 중국 공자학원을 비롯해 80곳 넘는 기관들이 포함됐다. 국방부 별도의 면제 조치가 없는 이상 블랙리스트와 협력하는 교육기관은 2024 회계연도부터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탑건: 매버릭’ 예고편의 한 장면. 톰 크루즈가 입은 항공 점퍼에 성조기가 보인다. 이후 본편에선 삭제됐던 대만과 일본 국기가 다시 등장했다. 출처 파라마운트픽처스 유튜브
이에 앞서 문화 분야에서도 제재가 시행됐다. 국방부는 지난주 중국 정부의 검열을 받았거나 지시를 따른 미국 영화제작사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톰 크루즈 주연 영화 ‘탑건: 매버릭’이 국방부의 결정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애초 영화 예고편에서 피트 미첼 대위가 입은 항공 점퍼에 대만과 일본 국기가 그려졌는데, 투자사인 중국 텐센트의 눈치를 본 제작사가 국기들을 제거한 일이 있었다. 이후 미국에서의 비난과 텐센트의 투자 철회 속에 최종 버전에선 다시 국기가 등장하게 됐다.

당시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 의원은 원내 연설에서 “매버릭이 중국 공산주의자들을 무서워하는데, 우리가 세상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며 탄식했다.

최근엔 영화 바비를 둘러싼 논란도 있었다. 영화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반영된 지도가 등장하면서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베트남은 전날 바비를 상영 금지하기로 했다. 남중국해를 옆에 둔 필리핀도 유사한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선 아직 이와 관련한 별다른 반응이 없지만, 조 바이든 정부가 남중국해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수호를 강조해온 만큼 다음에도 유사한 일이 벌어지면 당국의 눈 밖에 날 수 있다.

포브스는 “국방부 규제와 베트남에서의 상영금지 등을 고려할 때 할리우드 제작사들은 향후 영화 개봉 시 정치적 판단을 키워야 할 것”이라며 “이제 이들은 중국 시장과 미국의 전략적 목표 중에서 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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