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동결’ 한전에 쏠리는 우려…증권가는 “에너지가격 하향에 흑자전환”

입력 2023-06-2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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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3분기 전기요금 동결 결정…연료비조정단가 1kWh당 5원 유지
올해 요금 인상 21.1원…적자 해소 위한 인상 목표 51.6원의 40% 수준
증권사 13곳, 한전 2분기 영업손실 2.2조 추정…1분기 6.2조
다만 에너지 가격 하락에 “3분기 흑자전환” 전망 나와

▲정부가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한 15일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에서 한 시민이 전기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정부가 3분기 전기요금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한국전력의 적자부담에 대해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단기 주가 변동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에너지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하반기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할 거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21일 오후 1시 58분 기준 한국전력은 0.37% 하락한 1만8680원을 나타내고 있다. 장중 1만8370원까지 하락한 후 소폭 상승한 모습이다.

한전의 주가는 지난해 말 고가 2만2750원에서 약 3개월만인 3월 1만7140원까지 급락했다. 이후 1, 2분기 전기요금 인상에 힘입어 최근 3달간 등락을 거듭하며 상승 추세가 이어져왔다. 그러나 3분기 전기요금 동결에 하락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이날 한전은 올해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요금)를 기존 1kWh(킬로와트시) 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전력량요금 등 여타 전기요금 항목도 조정하지 않은 만큼 3분기 전기요금은 전체적 동결된 셈이다. 정부는 요금 동결에 대해 에너지 가격 하락, 국민부담을 이유로 들었다.

3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되면서 자체적인 수단을 통한 흑자전환 달성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들어 전기요금은 kWh당 21.1원 올랐다. 1월 13.1원, 5월 8.0원 등이다. 이는 앞서 정부가 올해 적자 해소를 위한 연간 전기요금 인상 목표로 정한 51.6원의 40%에 불과한 수준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4분기 큰 폭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나 내년 국회의원 선거 등 변수를 감안하면 쉽지 않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한전이 2분기까지 영업손실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새 국내 증권사 13곳의 한전에 대한 2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2조2303억 원이다. 올해 연간 적자규모 컨센서스는 7조4000억 원이다. 1분기에는 6조20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전기요금 동결에 주가 변동성 확대될 가능성을 점치면서도, 글로벌 에너지 가격 하락에 힘입어 하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거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실패에 단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그러나 최근의 에너지 가격 흐름은 전기요금 인상이 없다고 가정해도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하락해 주가 하락 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특히 LNG 및 유가가 하락하면서 SMP 또한 전년동기 수준까지 낮아졌다”며 “국제 에너지가격이 전년동기대비 하락하면서 하반기부터는 연료비 부담 축소로 영업이익의 흑자전환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구조적인 밸류에이션의 개선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외부변수에 휘둘리지 않는 안정적인 영업이익 확보, 즉 전기요금의 연료비용 연동제가 필요한 상황이나 이를 달성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분기 흑자전환을 예상한다”며 “천연가스, 석탄가격 급락을 통해 원가 하락에 대한 믿음이 더 커진 만큼 이제는 흑자전환이 아닌 그 이상을 바라볼 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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