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작년 하반기보다 높아지면서 분양시장이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과 청주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강한 찬바람만 불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일부 지역이나 단지로만 수요가 쏠리는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1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1~2순위 평균 기준)은 11.56대 1을 기록했다. 작년 하반기 3대 1 수준에서 4배 가까이 높아진 수치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 두 자릿수였던 전국 경쟁률은 하반기 들어 급격히 떨어졌고 12월 2.83대 1까지 내려왔다.
전국적으로 열기가 달아오르는 듯 보이지만 지역별로 보면 편차가 크다. 서울과 충청북도만 뜨겁고 나머지 지역은 냉기가 가득한 상황이다. 서울은 3월 57대 1, 4월 37.41대 1, 5월 78.93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말 그대로 북새통이다.
'영등포 자이디그니티'와 '휘경자이디센시아',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한 덕분이다. 주변 시세보다 낮은 합리적 분양가와 추첨제 적용 등이 인기몰이 요인으로 꼽힌다.
충청북도도 지난달 69.23대 1로 수요자를 한껏 끌어모았다. '해링턴플레이스 테크노폴리스'와 '신영지웰푸르지오테크노폴리스센트럴' 등 분양한 두 단지 모두 큰 인기를 끌었다. SK하이닉스와 LG생활건강 등이 입주한 청주테크노폴리스에 위치해 직주근접성이 뛰어나고 주변에 추가 개발이 이뤄질 것이란 점 등이 경쟁률을 높였다.
지난달 경기도는 사실상 서울권 입지인 '광명자이더샵포레나'(11.44대 1)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호재가 있는 'e편한세상용인역플랫폼시티'(4.39대 1) 등의 활약으로 평균 4.6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라북도 경쟁률은 2.06대 1이다.
하지만 대구(0.39대 1)와 인천(0.62대 1), 울산(0.21대 1), 충청남도(0.42대 1)는 지난달 평균 청약경쟁률이 1대 1에 못 미쳤다. 부산(1.39대 1)만 가까스로 1대 1을 넘겼다. 대구 '대실역 블루핀34'와 울산 '문수로 롯데캐슬 그랑파르크', 충남 '서산메이시티 아파트'는 모든 타입, 인천 '미추홀 루브루 숭의'는 대부분 미달됐다. 최근 2개월간 분양이 없는 전라남도와 제주도는 3월에 각각 0점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과 청주 등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부진은 이달에도 지속되고 있다. 충남 '천안 백석 센트레빌 파트디션'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청약을 진행했는데 347가구 모집에 164건만 접수돼 전 타입이 미달됐다. 같은 기간 이뤄진 경남 '수에르떼 밀양' 청약에는 아무도 접수하지 않았다. 제주 '서귀포 휴안1차 아파트'와 경기 '부천역 청담더마크'는 지난 5일 1순위 청약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일부 지역과 단지로의 쏠림은 지속될 전망인데 청약 회복세가 빠른 서울과 서울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개발 호재가 있는 경기 동남권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이라며 "지방은 테크노폴리스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청주와 부산을 중심으로 합리적 분양가를 책정한 단지가 인기를 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