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6 보고서 주도한 한국인 최초 의장
“한국, 탄소 배출 감축에 앞서갈 것”
이회성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의장은 “한국은 기술 문제만 해결된다면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도 탄소 중립에 있어 앞서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에서 상당 부분의 온실가스 배출은 산업계에서 배출되는데, 앞으로 산업발전은 기후 변화의 기술 발전과 직결된다”며 “우리나라가 탄소 중립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IPCC가 이달 20일 제58회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해 발표한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AR6)’와 관련한 설명회 차원에서 열렸다.
IPCC는 전 세계 기후변화 관련 전문가들이 기후변화 분야의 연구결과를 정리해 정책결정자의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주도록 만든 기구다. IPCC는 1990년부터 기후변화 근거와 관련 정책 방향을 담은 평가보고서를 5~7년 주기로 내왔다. 이 의장은 한국인 최초로 의장직을 맡으며 이번 6차 보고서를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이번 6차 보고서는 현재대로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할 경우 지구 표면온도가 2040년 이내에 1.5도 상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지구 온도가 1.1도 올라가는 경우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걸린 시간이 2만 년, 3만 년 정도였다면 현재는 150년 사이에 1.1도가 올라간 것이어서 이변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5차 보고서까지만 해도 기상이변에 대해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의 영향이 있으나 (영향의) 범위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정도였다면 6차 보고서에는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를 빼놓고는 기상이변을 설명할 수 없다’라고 제시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는 ‘속도’가 문제인데, 지구 온도 상승 폭이 1.5도를 넘어서는 이른바 ‘오버슈트’가 불가피하다”며 “기온이 상승해서 뜨거운 맛을 본 다음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저장해 이를 줄이고 온도 상승 폭을 낮춰야 한다”고 전했다.
IPCC는 장기적으로 온난화를 제한하려면 2050 탄소 중립(넷제로)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의장은 “개발도상국에 있는 국가들은 현실적으로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이 어렵다”며 “탄소 배출량이 많은 선진국부터 2050년 전에 탄소 중립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정부가 내놓은 최근 내놓은 ‘탄소 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정부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은 살필 겨를이 없었다”면서도 “우리가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서 성과를 내면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의 크레딧을 사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7%씩 줄여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국가마다 상황이 다르므로 탄소배출 최소화를 목표로 하고 현실화하는 방법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좋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