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5%대, 코로나 사태 이전은 2%대
항공화물 올해 수송량도 전년보다 4% 줄어
작년엔 공급망 적체, 올해는 경기침체가 문제
전 세계적으로 물류 침체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말 운항이 정지된 컨테이너선 비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전의 3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프랑스 리서치업체 알파라이너를 인용해 2월 말 운항을 중단하고 항구에서 대기하는 컨테이너선 비율이 6.4%까지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1월 기록한 5%대에서 악화한 것이며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2%대에서 3배 뛴 것이다.
컨테이너선은 화물이 감소하면 운항을 줄인다. 최근에는 아시아와 북미를 연결하는 항로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일본 해사센터에 따르면 1월 아시아에서 북미로 향하는 수송량은 20% 감소했다.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다. 이달 초 중국 상하이에서 미 서해안으로 향하는 선박 운임은 가장 바빴던 지난해 2월과 비교해 85% 하락했다.
항공화물 수송도 부진하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 세계 항공화물 수송량이 전년보다 4% 줄었다. 특히 1월엔 1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창궐 전인 2019년 같은 달과 비교해도 11% 밑도는 성적이다. IATA는 “가계 지출 여력이 억제되고 있다”며 “바닥을 찍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류 침체 문제는 지난해에도 있었다. 다만 그때와 현재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지난해까진 코로나19로 노동력 부족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공급망 적체 현상이 심화했고, 이로 인해 운반할 짐이 있어도 운반할 능력이 크게 모자랐다.
그러나 현재는 경기침체 불안에 따른 영향이 크다. 미국의 경우 소매업체 재고가 급증하면서 가전 등 수출입이 줄고 있다. 1월 미국 소매업 재고량은 전년 동월 대비 10% 증가한 7400억 달러(약 969조 원)어치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주요 항구의 2월 컨테이너 수입량은 26% 감소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초기인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미소매협회(NRF)는 3~5월까지 두 자릿수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의 증거로도 볼 수 있지만, 전 세계 수요 침체를 의미한다는 점에서는 좋은 신호라 할 수 없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대립 등 주요 지정학적 문제도 물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닛케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급 단절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부각했다”며 “자국 또는 동맹국 내에서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어 글로벌 물류 재편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