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계획 위주로 정부는 위험 요인 관리만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수지 적자 등 수출의 위기가 이어지자 100조 원 규모의 민간 투자에 관한 밀착 지원책을 내놓았다. 상반기에 수출지원 예산의 대부분을 집중하고 설비와 외국인 투자 확대, 반도체 지원 등에 나선다. 다만 적극적으로 정부가 나서기보단 민간이 내놓은 투자 계획에 지원 활성화를 담은 내용이 주를 이뤘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제조업 업종별 수출·투자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수출 상황은 좋지 않다. 무역수지는 11개월째 적자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127억 달러 적자다. 이번 회의에선 최근 수출과 투자 위축에 대응하기 위한 업종별 여건을 점검하고 범부처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국내 기업이 10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점을 내세웠다. 이 장관은 "기업들은 어려운 와중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10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며 "정부는 수출 회복에 역량을 결집하며 경기 회복기를 대비한 설비와 R&D 투자가 지속하도록 뒷받침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기존에 발표했던 내용을 위주로 수출지원 예산의 3분의 2를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360조 원 규모의 무역금융 공급과 해외 인증 강화, 수출 애로 지원 등을 재차 언급했다.
세부적으로는 설비와 연구·개발, 외국인 투자 등 3대 투자를 활성화하고 업종에 따라 맞춤별 수출 투자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44.5% 급감한 반도체 수출을 위해 3대 시스템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한 1조5000억 원 규모의 예비타당성 추진 등 정책 지원을 내놓았다.
자동차는 2027년까지 R&D에 1조4000억 원을 투자한다. 이외에 조선, 석유화학, 철강 등엔 기업이 투자한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산업부는 수출 위기에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사실상 기존에 있던 정책을 짜깁기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 경기가 안 좋은 만큼, 정부는 위기 극복보단 위험 요인 감소에 초점을 둔 탓이다. 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돕되,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지원에 집중한 것이다.
이 장관은 "수출 회복에 역량을 결집해 경기 회복기를 대비한 설비와 투자가 지속하도록 뒷받침해나갈 계획"이라며 "수출 플러스 종합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고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와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액공제 상향이 조속히 입법화하도록 국회와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출과 투자 등 실물경제 여건이 특히 어려운 상반기에 전 부처의 수출역량을 모으고 기업투자를 밀착 지원해 세계 경제 여건과 반도체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하반기에 경기 회복 효과를 극대화하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