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에도 갈수록 급감하는 은행 점포·직원수…"'신의 직장'이 사라진다"

입력 2022-12-29 16:12수정 2022-12-2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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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 수 작년 9월 6329개→올해 9월 5997개
은행 임직원수 11만6964명→11만4455명으로 줄어
무인 점포나 AI·메타버스 기술 활용해 업무 대체

▲서울 구로구에 문을 연 우리은행 초소형 무인점포 '디지털 EXPRESS점'을 찾은 고객이 화상 상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금리 속 이자이익을 앞세워 은행들이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강화되면서 은행 점포 수와 직원 수는 갈수록 줄고 있다. 은행들은 연말 희망퇴직도 단행하고 있어 내년 초 또다시 수천 명의 직원들이 짐을 쌀 전망이다.

29일 은행연합회 은행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점포수는 지난해 9월 6329개에서 올해 9월 기준 5997개로 332개 줄었다. 같은 기간 총 임직원수는 11만6964명에서 11만4455명으로 2509명 급감했다.

여기에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연말 희망퇴직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 우리은행은 19일부터 27일까지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관리자의 경우 1974년 이전 출생자, 책임자는 1977년 이전 출생자, 행원급은 1980년 이전 출생자가 대상이다.

KB국민은행은 28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1967년생부터 1972년생으로, 만 50세까지가 대상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이번 주나 늦어도 다음 달 초 희망퇴직을 공고할 예정이다.

4대 은행의 희망퇴직 대부분이 내년 1월 안에 마무리되면 새해 초에만 수천 명의 은행원이 자리를 떠나게 된다. 올해 1월엔 4대 은행에서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 1817명이 떠난 바 있다. 최근 은행들의 희망퇴직 대상 연령이 만 40세까지 낮아지면서 내년 초에는 2000명이 넘는 은행원이 자리를 비울 전망이다.

이처럼 한때 고연봉으로 '신의 직장'으로까지 불리던 은행원의 자리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물론 희망퇴직을 통해 특별퇴직금까지 받으면 국내 시중은행의 부지점장급 인력은 약 4억~5억 원을 손에 쥘 수도 있다. 하지만 40대에 자리에서 물러나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가 쉬운 것만도 아니다.

▲경기 하남시 망월동에 이달 오픈한 '우리은행X하나은행 하남미사 공동자동화점' 전경 (사진제공=우리은행)

은행들은 꾸준히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수를 줄이고, IT기술을 활용해 빈 자리를 채우고 있다.

은행 창구를 방문하지 않아도 365일 은행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가 설치된 탄력점포만 해도 11월 말 기준 299곳에 달한다. 기존 금융자동화기기(ATM)가 입·출금, 계좌이체 정도의 업무만 가능했다면,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는 통장·체크카드 신규 또는 재발급과 통장 비밀번호 변경, 인터넷·모바일뱅킹 가입 등 은행 창구 업무의 80% 이상을 수행한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을 통해 가상공간에서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들은 메타버스 내에서 금융서비스도 할 수 있고, 게임형 콘텐츠를 통해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신한은행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핀테크 부문 전시에 단독 부스를 배정받아 '시나몬'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국민은행 여의도 신관 AI 체험존에서 'AI금융비서'를 출시하며 주목받았다. AI금융비서는 보고, 듣고, 말하는 대면 서비스가 가능한 가상인간 형태로 제작됐다. 갈수록 업무영역과 디자인, 해상도 등을 업그레이드 시켜 향후 모바일 버전의 'AI금융비서'를 출시하는 게 목표다.

은행들은 무인점포를 공동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달 경기 하남시 미사지구 망월동에 공동자동화점을 개점했다. 공동자동화점은 한 공간에 두 은행의 ATM을 2대씩 설치해 365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운영한다. 설치된 ATM은 각 은행의 기존 ATM과 동일하게 △현금입출금 △통장정리 △공과금 등 은행 업무가 가능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비대면 업무가 강화되면서 영업점에 대한 수요가 줄고 그만큼 점포수나 임직원 수도 갈수록 줄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AI 은행원이나 무인 점포 운영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여전히 영업점에 대한 수요도 있다는 것을 안다. 어르신들은 인터넷·모바일뱅킹 사용법을 알아도 보안이 불안하다면서 영업점을 찾곤 한다"며 "일부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신뢰나 거래 확신 등 심리적인 이유로 영업점 운영이 차별화된 가치로 인정되는 만큼 은행 입장에서도 마냥 영업점 운영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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