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트] 은행권 CEO 물갈이, '관치금융'의 늪

입력 2022-12-27 14:49수정 2022-12-2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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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ㆍ농협금융 '교체'…우리금융ㆍBNK금융ㆍ기업은행 CEO인선 막바지 '당국 입김' 작용할까

(그래픽=손미경 기자)
연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선이 절반 정도 마무리된 가운데, 낙하산 인사로 인한 '관치금융' 논란이 거세다. 일부 금융사들은 당국을 의식해 연임 대신 교체를 선택했고, 관료 출신 인사가 임명되기도 했다. 아직 CEO 인선을 마무리하지 못한 금융사는 당국의 눈치 살피기에 바쁜 상황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NH농협금융 2곳의 CEO가 결정됐고, CEO 임기가 끝나는 나머지 3곳은 차기 CEO 인선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연임이 유력했던 신한금융과 농협금융은 모두 CEO가 교체됐다. 신한금융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8일 진옥동 행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당초 조용병 현 회장의 3연임이 유력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CEO의 '셀프연임'에 제동을 걸자, 이를 의식해 조 회장이 자진사퇴 하는 쪽으로 정리했다는 후문이다.

NH농협금융도 손병환 회장 대신 정부 관료 출신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차기 회장으로 낙점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CEO 인사와 관련해 관치금융으로 해석되는 시그널을 수차례 보냈다.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을 둘러싼 사례가 대표적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9일 정례회의를 열고 라임펀드를 불완전판매(부당권유 등)한 우리은행에 대해 업무 일부 정지 3개월, 손 회장에 대해 문책경고 상당의 제재를 내렸다. 징계가 확정되면 손 회장은 금융권 취업이 제한돼 연임에 도전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지난 15일 손 회장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중징계 취소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반전을 맞이했다. 대법원 승소를 받아낸 만큼 손 회장은 라임펀드 중징계에서도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손 회장의 거취를 내년에 결정할 방침이다.

역시 변수는 금융당국의 의중이다. 금융위와 금감원 수장들이 연일 손 회장을 압박하는 발언을 하면서 연임을 견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기자들에게 “최고경영자(CEO)인 손 회장에게 라임 펀드에 대한 책임이 명확하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손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하는 등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BNK금융은 최근 차기 회장 후보군을 6명으로 압축했다. 1차 회장 후보군 6명은 BNK금융지주 계열사 전·현직 대표 4명과 외부 출신 2명으로 구성됐다. 관 출신은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차기회장 후보군 선정 과정에서 당국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이사회는 금융지주 최고경영자 후보군에 그룹 내부 인사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기관의 추천을 받아 외부 인사도 포함하는 내용으로 경영승계 규정 일부를 수정했다.

금융당국은 BNK금융 회장 선출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다만, 내부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원장은 지난 21일 “(BNK금융) 전임 회장이 물러난 후에도 특정 대학, 고등학교 등의 파벌을 중심으로 내부에서 갈등이 있다는 얘길 들었다”며 내부 후보에 부정적인 입장을 에둘러 밝히기도 했다.

내년 1월 2일 임기가 만료되는 기업은행의 경우 차기 행장으로 관 출신인 정은보 전 금감원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김 위원장이 기업은행 후보 중 하나로 정 전 원장을 언급하면서 관치금융 논란이 심화 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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