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불안에 대한 위기경보음이 울렸다. 대내외 통화긴축 강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레고랜드 디폴트 사태가 촉발한 채권 및 단기금융시장 자금경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융불안지수(FSI)는 올 10월 23.6(1998년 1월 100 기준)으로 위기단계(22)를 돌파한데 이어 11월 23.0을 기록중이다. 금융취약성지수(FVI)도 올 3분기(7~9월) 중 44.9(1997년 2분기 100 기준)를 나타냈다. 지난해 2분기 58.5를 정점으로 5분기 연속 하락세나 여전히 장기평균치(36.8) 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FSI란 금융안정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 및 금융 6개 부문의 20개 월별 지표를 표준화해 산출하는 것으로 금융불안정성이 심화할수록 100에 가깝다. 통상 지수가 8보다 높으면 주의단계로, 22보다 높으면 위기단계로 구분된다. FVI는 금융불균형을 측정하는 자산가격 및 신용축적과 금융기관 복원력의 3가지 평가요소 중 11개 부문 39개 세부지표로 구성되며, 지표별 표준화 등 과정을 거쳐 산출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엔 73.3까지 치솟은 바 있으며, 징기평균치는 36.8이다.
실제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기업어음(CP) 금리는 이달 1일까지 49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신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같은기간 CP금리는 241bp나 급등했으며 5.54%까지 치솟아 2009년 1월12일(5.66%) 이후 13년11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 ABCP) 시장 등 여타 시장에도 충격을 줬다. 10월 중 PF-ABCP와 증권사 CP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순상환이 이뤄졌고, 증권사 CP와 PF-ABCP 발행금리는 11월중 각각 5% 후반 7% 후반까지 높아지기도 했다.
이정욱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저금리 기조로 10여년간 부풀려진 자산가격과 민간신용이 금리인상 등으로 되돌려지고 있다. 특히 취약 익스포져가 큰 저축은행과 증권사 등 비은행쪽에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겠다”며 “특히 강원도 일부 사업장인 레고랜드 사태로 가파르게 신용스프레드가 상승했다. 금융시장에서 약속된 채무상환 이행보증이라는 신뢰가 한번 깨지면 전 금융시장으로 불안이 초래될 수 있다는 교훈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시장안정화 조치 이후 CP시장 금리스프레드가 좁혀지고 있고, 연준 정책에 따라 흔들릴 수는 있으나 환율 및 주가 변동성도 낮아지고 있다”며 “FSI는 소폭 낮아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FVI 역시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 완만한 조정은 긍정적 측면이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