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르는 벤처기업…“정책금융 경기역행적 운영 필요”

입력 2022-12-1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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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점검 및 대응방안’ 보고서 발표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긴축적 통화정책 등으로 벤처기업의 돈줄이 마르고 있는 가운데 정책금융의 경기역행적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벤처기업에 대한 무담보 대출 공급 확대와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14일 발표한 ‘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점검 및 대응 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현재 벤처기업의 정부지원금과 은행 대출에 대한 자금 의존도가 높다고 진단했다. 벤처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벤처기업의 신규자금 중 64.1%는 정책지원금, 28.2%는 은행 대출을 통해 조달됐다. 벤처캐피탈의 투자 재원은 지난해 기준 정책금융 비중이 29.5%에 달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지원금 축소, 긴축적 통화정책 등으로 벤처기업의 자금난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정부의 정책자금과 모태펀드 예산이 각각 19.6%와 39.7% 감소하며 자금 지원 규모가 2년 연속 줄었다.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시중 유동성도 축소되고 있다.

벤처기업은 외부자금에 대한 만성적인 초과수요 상태인 경우가 많아 자금공급이 줄어들면 벤처기업의 자금난이 빠른 속도로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올해 3분기 벤처캐피탈 투자는 경기 불확실성과 고금리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1% 감소했다.

▲(제공=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의 SGI는 벤처기업의 자금난 완화를 위해 △정책금융의 경기역행적 운영 △벤처기업에 대한 무담보 대출 공급 확대 △CVC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정책금융을 경기역행적으로 운영해 민간 투자자금의 경기순응적 성향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금융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벤처기업에 정책금융 감소는 자금난 심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경기둔화 국면에서도 규모를 일정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담보물이 부족한 벤처기업에 무담보 대출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경훈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국내 시중 은행들은 담보물 중심으로 기업 대출을 시행하고 있고 무담보 대출에는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적 재산권을 바탕으로 역량 있는 벤처기업에 무담보 대출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벤처기업의 안정적인 중장기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으로 CVC의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CVC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재 펀드 조성 시 외부자금 출자 비중이 40%로 제한돼 펀드 규모 확대에 제약이 있는 만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자금난으로 벤처기업의 성장성이 제약되면 국내 경제 성장 잠재력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정책금융을 확대하고 다양한 형태의 벤처 투자자금을 활성화해 벤처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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