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을’ 된 중국·인도, 러시아 원유 헐값에 사들여

입력 2022-11-2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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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보다 39% 낮은 가격에 매입
양국, 러시아 해상 원유 수출분의 3분의 2 차지
러시아 원유 수출업체 월 매출 40억 달러 손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방산업체 로스텍 15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연합뉴스
유럽으로의 원유 수출이 어려워진 러시아가 아시아로 눈을 돌렸지만, 중국과 인도의 가격 협상력이 높아지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원유를 헐값에 넘기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산 원유 수출 가격은 배럴당 52달러(약 6만9600원)로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보다 39%나 낮은 수준이다.

서방 제재로 원유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가 찾은 대안은 중국과 인도다. 양국은 러시아가 해상으로 수출하는 원유량의 3분의 2를 수입하고 있다.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출하는 원유의 절반은 중국으로 향한다.

구매자가 한정되다 보니 러시아산 원유 가격이 급격히 낮아졌다. 중국과 인도 바이어들이 막대한 협상력을 가지게 되면서 대폭 할인된 가격을 요구한 것이다. 지난해 러시아산 원유와 브렌트유의 가격 차는 배럴당 2.85달러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33.28달러에 육박한다.

러시아가 원유 수출량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가격이 내려가면서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 러시아 원유 수출업체들은 낮은 가격 여파로 매달 약 40억 달러(약 5조3580억 원)의 매출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 정부 세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줄인 줄 알았던 중국과 인도가 오히려 러시아를 압박하는 셈이다.

그러나 헐값으로라도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가 존재하는 한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은 완전히 끊기란 어렵다. 중국과 인도, 튀르키예(터키) 등이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한다면 어떠한 제재나 개입도 부분적인 효과에 그치기 때문이다. 원유가 부족해진 시장에서 오히려 러시아산 원유 수요가 늘어 가격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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