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복합위기’, 파운드화·엔화 쇼크에 위원화 최저…외인 13일만에 순매도 전환

입력 2022-10-2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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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파운드화 약세에 엔화 쇼크까지…엔화 달러당 150엔, 32년 만에 최고치
위안화 가치 14년래 최저…항셍지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추락
“선진국·중국 금융시장 불안, 국내 신용리스크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중국 산둥성 린이시 탄청현의 한 은행에서 직원이 위안화와 환전하기 위해 일본 엔화 지폐를 세고 있다. 탄청/신화뉴시스

환율 복합위기가 국내 증시를 덮쳤다. 영국 파운드화 약세에 이어 엔화 쇼크까지 나타났고, 중국 위안화 가치는 14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환율 리스크에 13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오던 외인 투자자는 순매도로 전환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30억 원 순매도하며 13일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9일부터 13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약 2조4200억 원어치 담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인의 순매도 전환 이유로 원화 약세 압력을 꼽는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다”며 “미 2년물 금리는 4.6%까지 상승하는 등 미 연준의 매파적인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아시아 통화 약세 지속으로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이 예상될 경우 국내 증시에서 외인 자금의 추가 이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처=케이프투자증권)

글로벌 금융시장은 유로 및 파운드에 이어 주요 기축통화인 엔화 약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동요하고 있다.

엔화는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과 달리 일본은행(BOJ)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달러당 150엔을 기록하며 32년 만에 최고치를 찍는 등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1990년 8월 이후 최고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금융시장 불안의 특징 중 하나는 트리플 약세(통화 가치 급락, 채권가격 급락, 주가 하락) 현상이 동반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런 분위기는 고물가 압력 지속에 따른 금리인상 사이클의 영향, 러-우 전쟁발 에너지 리스크도 있지만, 정부 부채 급증에 따른 후폭풍, 즉 신용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엔화 초약세 현상이 자칫 또 다른 자금경색 현상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점”이라며 “엔화 추가 약세시 일본 정부와 기관의 글로벌 투자자금 회수 혹은 일본은행의 긴축기조 선회시 엔 캐리드 트레이드 자금의 회수 등으로 글로벌 자금시장내 경색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박 연구원은 “미 연준의 피봇 가시화 혹은 유렵 에너지 위기 진정 이전까지 선진국 금융시장 트리플 약세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진단했다.

(출처=하이투자증권)

위완화 가치도 14년래 최저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31위안을 기록해 연고점을 경신했다. 항셍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5월 수준까지 추락했다. 중국 정부가 3분기 실물지표(GDP,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발표를 연기하는 등 중국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더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위완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홍콩 및 중국 증시 하락, 위안화 약세 현상 배경은 중국 저성장, 시진핑 주석의 경제 아젠다 변화(공동부유), 미·중 갈등 등의 기존 악재지만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은 중국발 신용위기에 대한 우려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과의 경제의존도가 높은 국내 금융시장의 경우 국내적으로 가뜩이나 신용리스크가 확산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중국 리스크 확산 여부는 국내 신용위험을 한층 높일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라며 “선진국은 물론 중국 금융시장 불안 확산이 소위 신용이벤트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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