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살린다더니 자사주 소각엔 미온적 태도…2번 죽는 개미들

입력 2022-10-11 15:43수정 2022-10-1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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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10개월 만에 주가가 수십 퍼센트 떨어지자 주요 기업들이 주가 살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자사주 소각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어 ‘보여주기식 주가 살리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기업설명회(IR) 임원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잡으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네이버를 2조5671억 원어치를 팔았는데, 이는 삼성전자에 이어 2번째로 큰 순매도 규모다.

이달 초 삼성전자 역시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삼성전자가 신규 투자를 하고 인수합병(M&A)을 논의하는 등 적극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들어갔지만, 주가가 따라오지 못하면서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초 대비 현재 29.25% 하락했다. 또 이번 TF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연초부터 주가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지난 2월 남궁 당시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주가가 15만 원이 될 때까지 제 연봉과 인센티브 지급을 일체 보류하겠다. 15만 원이 되는 그 날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최소한의 임금만 받고 일하겠다는 것이다.

IR를 강화와 TF 구성, 대표 임금 줄이기까지 꺼냈지만, 이들의 주가는 제자리걸음이다. TF 구성이 알려진 날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의 주가는 4.33%(5만3100원→5만5400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카카오는 오히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남 대표가 ‘최저임금 선언’을 한 날부터 이날까지 카카오의 주가는 41.81%(8만6100원→5만100원) 떨어졌다. 코스피가 후퇴한 것(-20.96%)보다 약 2배 더 크게 떨어진 것이다.

주가가 답보하는 이유는 주주 환원 조치가 뒷받침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장 확실한 건 자사주를 매입한 후 소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가장 최근에 자사주를 소각한 2018년 11월 30일이었으며,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25일이었다. 카카오는 비교적 최근인 올해 2월 25일이지만, 감자 규모가 전체 주식 중 0.73%에 불과했다.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다시 활기를 띠기 위해선 ‘자사주 소각’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센터장은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오르면 파는 게 아니라 소각이 전제돼야 주주 가치 제고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일시적이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범위 내에서 환원 정책을 펴야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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