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LG엔솔 4조원 규모 보호예수 해제 임박…개미들이 떠는 이유

입력 2022-07-2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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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전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평가받으며 증시에 입성했던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후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에는 실패했지만, 단숨에 삼성전자를 이어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섰습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27일부터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주식의 86%에 이르는 2억146만 주의 보호예수 의무가 해제됩니다. IPO 당시 6개월 의무보유로 묶였던 주식들입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출렁였고, 주가 하락을 예상해 수익을 내는 공매도 거래는 급증했습니다.

개미 떨게 만드는 의무보호예수란?

의무보호예수 제도는 기업이 신규 상장하거나 인수합병(M&A)으로 새로운 주식을 발행할 때 대주주들이 가진 주식을 일정 기간 팔지 못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의무보호예수 기간은 최소 6개월입니다.

보호예수는 소액투자자를 보호하고,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제도입니다. 기업 내부 사정에 밝은 대주주와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 정보의 비대칭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보호예수 해제를 앞두고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미들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묶였던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오버행(잠재적 과잉 물량)' 우려가 악재로 작용하는 겁니다. 지난 4월 LG에너지솔루션의 3개월 보호예수 물량이 풀렸을 때도 주가가 내리막을 걷기도 했죠.

카카오페이ㆍ하이브…보호예수가 쏘아올린 악재

▲카카오페이 주가 (출처=네이버금융)

LG에너지솔루션 외에도 보호예수 해제를 앞두고 있거나 보호예수가 해제된 기업들의 주가는 대부분 하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5월 3일 카카오페이는 대주주 카카오가 보유한 주식 6235만1920주와 2대 주주 알리페이 물량 1389만4450주에 대한 의무보유가 해제됐습니다. 상장 주식 70%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이미 미국의 긴축 우려에 따른 성장주 위축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던 주가는 보호예수 악재까지 겹치며 9거래일간 무려 22.69%나 떨어졌습니다.

하이브는 지난달 중순 소속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이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하면서 주가가 급락한 바 있는데요. 이후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따른 보통주 86만3209주에 대한 의무보유가 만료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오버행 우려 속 하루에만 3% 넘게 내리며 낙폭을 키웠습니다.

개미 보호하는 제도 맞나? '설왕설래'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개미들은 보호예수 제도가 정말 개미를 '보호'하는 게 맞는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오히려 개미를 내모는 제도가 아니냐는 비판을 하면서요. 이미 보호예수 악재로 몸살을 앓았던 학습효과 탓일 겁니다.

그러다 보니 보호예수 종료일 전에는 투자심리가 위축돼 주가가 내려가고, 종료일 뒤에는 대주주가 보유한 물량이 대거 시장에 풀리면서 추가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개미들은 다시 불안에 떨게 되고요.

다만 전문가들은 보호예수와 주가 하락 사이에는 유의적인 관계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김석ㆍ전상경 한양대 교수는 '보호예수 종료 시점의 지분율 변동과 시장반응' 연구에서 “누적초과수익률 분석을 통한 보호예수 종료일과 반환일을 전후한 주가 하락 현상을 확인한 결과 유의적인 하락 현상은 발견할 수 없다”며 “대주주의 보호예수 종료 시점에서의 시장의 우려는 정보 불균형에 따른 사회적 비용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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