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의 경제 노려라”…아워홈 품는 자가 급식업계 1위

입력 2024-07-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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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디스트, 사조그룹 품에…아워홈 매각에 업계 계산 분주

▲서울 강서구 아워홈 본사를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단체급식 업계 인수·합병(M&A)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며 시장 재편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가 점유율 70%가량을 차지한다.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업종이라, 수인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면 단숨에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3일 단체급식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이 사실상 매각 수순을 밟을 예정이며 시장 6위에 머물렀던 푸디스트는 식품 기업 사조그룹에 최근 인수돼 전열을 재정비할 기세다.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아워홈의 향배다. 창업주 오너일가 4남매의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웠던 아워홈은 최근 고(故) 구자학 회장의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신임 대표이사(회장)가 경영권을 차지하면서 소강 상태다. 구본성·미현 남매가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업계는 아워홈이 조만간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본다 .앞서 이들 남매는 2022년 지분 매각을 시도한 전력이 있고, 이번 경영권 확보 전부터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물밑 접촉하며 매각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미현 신임 대표가 취임 이후 매각보다 기업공개(IPO)에 힘을 싣는 모습이나, 이마저도 매각을 위한 준비 단계라는 해석이 나온다. 회사를 떠난 구지은 전 부회장이 다시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여지가 있어 한국거래소 심사 통과가 쉽지 않은 탓이다.일각에선 오히려 매각을 위한 지분가치 평가를 위해 IPO를 공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시장 점유율이 큰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중 한곳이 아워홈을 품는다면 단숨에 시장 1위가 될 수 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삼성웰스토리 2조8637억 원, 현대그린푸드 2조1872억 원, CJ프레시웨이 3조742억 원이었다. 작년 아워홈의 매출액은 1조9835억 원이라, 아워홈을 품으면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갖게 된다. 시장에선 CJ프레시웨이가 유력한 아워홈 인수 후보로 언급됐지만, 현재 수면 위에서 인수 의지를 보이는 업체는 없다. 그럼에도 아워홈 인수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를 놓고 각 업체는 계산기를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단체급식 사업 특성상 점유율이 클수록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대기업 계열의 영업이익률은 통상 3~4%대인 반면 중소 급식업체는 2%를 밑도는 수준이다. 문제는 아워홈 인수를 가로 막는 걸림돌인 ‘우선매수권’ 조항이 회사 정관에 있다는 점이다. 아워홈은 고 구자학 회장의 자녀 4남매가 지분 98% 이상을 보유했는데, 우선매수권 조항에 따라 남매 중 한 명이 주식을 매각하면 다른 남매는 이를 먼저 매수할 권리가 있다.만약 구본성·미현 남매가 지분 매각을 시도할 때, 구지은 전 회장이 우선 매수할 수 있어 타사에 매각하기 쉽지 않게 된다.

최근 사조그룹이 단체급식 6위 업체 푸디스트를 인수한 것도, 급식업계 점유율에 변수가 된 상황이다. 사조그룹은 푸디스트를 인수하면서, 식품 제조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그룹 외형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조그룹이 푸디스트를 인수하고 아워홈 매각 가능성도 계속 제기되면서 단체급식 업계 시장 재편이 예상된다”며 “시장 변화 양상에 따라 업체들이 추진 중인 해외 진출, 디지털 시스템 구축 등 신사업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웰스토리가 조리로봇 '웰리봇'을 적용한 단체급식 코너. (사진제공=삼성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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