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경쟁 합류…운항 공급 늘고 여객 수요 증가 예상
최근 국내 항공사들이 몽골 노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항공권 가격 경쟁부터 대형기 투입까지 항공사마다 여행객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이같이 항공사들이 몽골 노선에 유독 집착하는 이유는 예전 '괌·사이판' 노선처럼 '효자 노선'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어서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LCC)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몽골로 향하는 비행기를 띄우게 됐다. 앞서 국토교통부가 지난 4월 성수기 시즌인 6~9월 몽골 운수권을 기존 노선을 운영하던 대한항공(주 6회)과 아시아나항공(주 3회)에 주 1회 추가로 배분했다. 이에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에도 각각 주 4회, 주 3회씩 배분하면서 LCC도 처음으로 몽골 노선을 운항하게 된 것이다.
몽골 노선은 항공사들 사이에서는 대표적인 '알짜 노선'으로 꼽힌다. 비슷한 운항 거리(약 2000㎞)인 인천~홍콩 노선 대비 항공권 가격은 3~4배가량 비싸면서도 탑승률은 80~90% 수준이다.
특히 몽골은 지난 1일부터 입국 시 90일 이내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며, 코로나19 검사와 격리가 필요 없다. 여름에도 선선한 날씨를 자랑하는 몽골은 통상 6월부터 9월까지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렇다 보니 항공사들은 첫 취항, 증편 기념으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LCC들은 대형항공사(FSC)보다 더욱 저렴한 항공권을 제공하며 고객 유치에 힘을 아끼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가장 빠른 항공편 기준으로 가격을 살펴보면, 티웨이항공이 비교적 가장 저렴했다. 각 사 홈페이지를 통해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을 확인해 본 결과, 20일 출발해 24일 돌아오는 왕복 항공권의 가격이 57만 원이었다. 이어 △제주항공 59만 원대 △아시아나항공 88만 원대 △대한항공 89만 원대였다.
핵심은 LCC들이 '몽골' 노선을 통해 신규수요를 확충할 수 있는 효자 노선으로 보고 있다. 몽골 노선은 무려 30여 년간 대형항공사(FSC)들의 단독 운항 노선이었다. 하지만 최근 LCC들의 신규 취항으로 복수운항체제로 바뀌고, 향후 시장 활성화가 되면 LCC들의 알짜 노선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괌·사이판'과 같은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괌·사이판 노선은 2014년 전까지 FSC들의 단독 운항 노선이었다. 괌 노선은 대한항공의 단독운항, 사이판 노선은 아시아나항공의 독점 노선이었다. 하지만 LCC들이 경쟁에 합류하면서 운항 공급이 늘어나고 여객 수요도 급증했다. 당시 태평양의 대표적인 휴양지, 신혼부부들의 대표 여행지로 손꼽히며 여객 탑승률이 평균 80%를 웃돌았다.
특히 괌 사이판 노선은 단독 운항 노선이어서 운임이 비쌌고 상대적으로 여행 수요가 적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LCC가 취항하면서 한국인이 자주 찾는 여행지가 됐고, 한국인 관광객이 대폭 증가하며 소비자들에겐 언제든 저렴하게 갈 수 있는 여행지, 항공사들엔 효자 노선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A항공사 관계자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노선이 될 수 있고, LCC가 들어서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고, 비싼 항공권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FSC경쟁이 아닌 복수경쟁체제가 되면 당연히 소비자들에겐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되는 메리트가 생기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몽골 노선도, 대형항공사들의 독점 노선이었던 괌·사이판 노선처럼 향후 알짜 노선으로 될 수 있고, 경쟁 구도로 가격이 낮아지면 여행지를 선택할 수 있는 허들이 낮아지게 된다"며 "이는 해당 노선 활성화로 그 나라와 교류가 더 잘 되게 되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B항공사 관계자도 "몽골 노선도 예전엔 독점노선이다 보니, 경쟁사가 없어 항공권 가격이 많이 올랐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몽골 노선이 유일한 신규 취항 노선이고, LCC들이 들어서면서 고객의 입장에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고, 항공사 입장에선 잠재적인 수요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