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분 대부분 에너지 기업 차지
에너지 기업 빼면 -2% 전망돼
주요 경제뉴스서 리세션 언급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만 18조 달러(약 2경3429조 원)가 증발했다. 그만큼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의미다. 3분기가 시작된 이후에도 변동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가 글로벌 증시 추가 하락 재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미국의 2분기 어닝시즌 문을 여는 은행주들의 실적에 대한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오는 14일 미국 JP모건체이스를 시작으로 15일 씨티그룹과 웰스파고가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앞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과 실적 부진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경제 허리케인이 올 것”이라며 대비를 촉구하기도 했다.
웰스파고인베스트먼트인스티튜트(WFII)의 크리스 하버랜드 전략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대형 은행을 비롯한 금융 부문 기업들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전년보다 22%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은행들의 주 수입원인 주택담보대출 사업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미 국책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7일 미국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고정금리가 5.3%를 기록해 전주(5.7%) 대비 0.4%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08년 12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경기침체 우려에 주택 구매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 모기지 금리가 하락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또 다른 미 국책 모기지업체 패니매는 올해 주택 판매가 13.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조사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2분기 S&P500 기업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며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4월까지만 해도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망치는 6.8%였다. 또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 급등 수혜를 누린 석유회사가 순익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해 에너지 기업을 제외하면 2분기 순익은 오히려 2% 감소했을 것으로 레피니티브는 추산했다.
분기 실적이 부진하면 기업들이 미래를 위한 투자에는 지갑을 닫고 현금 확보에 열을 올리는 동시에 더 높아진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게 된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6일 기준 한 주 사이에만 630억 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자금이 현금으로 전환됐고,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서 46억 달러어치가 현금 상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