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귀농인 역대 최대라지만…소득 수준 낮고 고령화는 심화

입력 2022-06-26 11:1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귀농 직후 소득 1000만 원 가까이 줄어…최소 5년 지나야 귀농 전 소득 회복

▲24일 서울 aT센터에서 열린 2022 성공귀농 행복귀촌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지역 각 지역 홍보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30대 이하의 청년 귀농인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일자리를 찾아 농촌에 터전을 잡은 것이다. 다만, 실제 귀농인의 대다수가 귀농 직후 소득 수준이 낮고, 농촌의 고령화는 심화하는 등 현실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통계청은 23일 발표한 '2021년 귀농어·귀촌인통계'에서 지난해 30대 이하 청년 귀농인은 1522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1370명)과 비교해 11.1% 증가한 수치다. 청년농의 증가는 청년들의 농촌에 대한 인식 변화와 영농정착지원사업의 정책 성과 등이 반영된 것이라고 농림축산식품부는 설명했다.

농림·어업 취업자 수 또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림·어업 취업자는 166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7.9% 늘어났다. 농림·어업 취업자 수는 2021년 6월(1.0%)부터 12개월 연속으로 증가하고 있다.

귀농 인구가 늘고 농림·어업 취업자가 급증한 것은 코로나발(發) 경기침체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해 '농림·어업 취업자 동향과 특성' 보고서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농림·어업 취업자 수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다른 산업에 종사하면서 농업을 겸하던 가구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로 주종사 분야를 농업으로 바꿔 이 분야 취업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귀농 이후의 현실은 달랐다. 귀농인의 대다수가 귀농 직후 소득 수준이 낮았고, 귀농 이전 소득을 회복하는 데에도 긴 시간이 필요했다.

농식품부가 발표한 '2021년 귀농·귀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귀농 가구의 연간 평균 가구소득은 귀농 전 3703만 원이었지만, 귀농 첫해 2713만 원으로 1000만 원 가까이 줄었다. 귀농 5년 차 귀농인의 경우 소득이 3417만 원으로 귀농 전 소득의 92.3% 수준을 회복했다. 즉, 귀농 이후 최소 5년은 넘어야 귀농 직전의 소득 수준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청년층의 유입은 늘었지만, 농림·어업인의 고령화는 점점 심화되고 있다. 이투데이가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농림·어업 취업자 중 60세 이상은 118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10.2% 급증했다. 60세 이상 고령층은 전체 농림·어업 취업자 중 71.0%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2020년(69.4%)보다도 1.6%포인트(P) 상승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2021년 농림어업 고용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농림·어업 고용은 최근 5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질적으로는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령층과 비상용 근로자가 증가하고, 청년 및 중년층과 상용 근로자는 감소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마상진 농경연 선임연구위원은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로 농림어업 분야 인력 부족 및 비숙련 종사자 중심의 노동 공급 문제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며 "청년 농림어업인의 유입 촉진과 더불어 숙련된 양질의 농림어업 노동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농림·어업 노동 분야의 숙제"라고 지적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